박찬욱 감독 “세상에 불가능한 사랑은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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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씨’ 美서 개봉… 흥행 예고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일이 가능하다면 세상에 불가능한 사랑은 없는 겁니다. 사랑의 힘은 그 모든 억압과 공포를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만든 영화니까 마음껏 즐기고 충분히 음미하기 바랍니다.”

 박찬욱 감독(사진)은 영화 ‘아가씨(The Handmaiden)’의 미국 개봉을 앞두고 최근 뉴욕 맨해튼 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해 이렇게 인사말을 했다. 박 감독은 또 “요즘 이 영화를 소개하느라 여기저기 다니면서 ‘내가 여자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남자 감독이 여자들끼리의 사랑을 다룬 영화를 제대로 만들었을까’ 하고 걱정하는 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영화는 마법 같은 것이니까 (미국) 남성 관객들은 이 기회에 여자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그 세계를 느껴보고 (미국) 여성 관객들은 (영화 속) 한국 여성, 일본 여성과 동일시하면서 그 심리를 느껴보기 바란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박 감독의 이런 기대가 미국 영화시장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이 영화의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에 따르면 21일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지역의 5개 극장에서 개봉한 아가씨는 주요 시간대 전석 매진을 기록해 사흘간 9만2129달러(약 1억411만 원)를 벌었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직 상영극장 수가 적어 총액은 많지 않다”라며 “하지만 극장당 평균 티켓 판매액은 1만8426달러(약 2082만 원)로 인기 영화 ‘문라이트’와 대선 관련 화제작인 마이클 무어 감독의 ‘트럼프랜드’에 이어 전미 3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8일부터는 상영관이 시애틀 시카고 뉴저지 등 북미 25개 지역의 100여 곳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 현지 언론들도 “박 감독에 대한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섬세한 작품이다. 아시아 영화의 백미를 보는 듯하다”고 호평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박찬욱#아가씨#the handmai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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