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늘 관심 많았다… 맥아더를 연기한건 큰 축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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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개봉 영화 ‘인천상륙작전’ 리엄 니슨 내한 회견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연기한 리엄 니슨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늘 파이프 담배를 물고 다녔던 장군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작은 사진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맥아더. CJ E&M 제공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연기한 리엄 니슨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늘 파이프 담배를 물고 다녔던 장군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작은 사진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맥아더. CJ E&M 제공
“세상의 운명을 좌우하는, 어렵고도 무거운 결정을 내려야 했던 맥아더 장군을 연기할 수 있었던 건 큰 영광이었습니다.”

뻔한 대답일 수도 있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그의 목소리를 통해서는 다르게 들렸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할리우드 스타 리엄 니슨(64)은 파이프만 물지 않았을 뿐 6·25전쟁의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최고사령관(1880∼1964)에게 흠뻑 빠진 모습이었다.

니슨이 27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인천상륙작전’과 인연을 맺고 방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1월 영화 촬영차 한국을 찾았던 그는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장군 동상을 참배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당시 인천상륙작전은 성공 확률이 50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예측이 나와 당시 연합군의 나머지 장군들은 모두 ‘미친 결정’이라고 불렀다”며 “이를 강한 자신감으로 극복해낸 영웅적 면모가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사실 니슨은 1993년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서도 이런 영웅적인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죽음의 경계를 넘어 유대인 1000여 명을 구했던 오스카 쉰들러(오스카어 신들러) 역으로 세계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193cm의 당당한 풍채가 영웅적인 면모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에 “솔직히 영웅적인 성격을 지녔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다만 그는 “맥아더 장군이건 쉰들러이건 맡은 배역의 영웅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한 개인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두 인물은 전혀 다른 사람이지만 굳건한 믿음으로 난관을 헤치고 나갔다는 점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니슨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위해 사전 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맥아더 장군의 평전을 정독했고, 그의 국회 연설 영상도 구해 봤다고 한다. 6·25전쟁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꼼꼼히 찾아봤다.

니슨은 “맥아더 장군은 항상 모자를 삐딱하게 쓰고 파이프 담배를 즐겼는데, 엄격한 장군의 이면에 할아버지와 같은 편안함도 지닌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영화 홍보영상 속 맥아더 장군과의 ‘닮은꼴’ 연기는 배우로서의 많은 고민이 묻어난 결과였다.

니슨은 “배우가 되기 전부터 6·25전쟁에 관심이 많았다”며 “역사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맥아더 장군이 연합군 7만5600명을 실은 함정 261척을 인천의 비좁은 수로에 상륙시킨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로서의 행복한 기억에 대해 다시 한 번 언급했다. “모두가 불가능이라고 얘기할 때 맥아더 장군은 이를 관철시켰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역사는 뒤바뀝니다. 그런 인물을 연기할 기회를 얻는다는 건 배우에게 크나큰 축복입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인천상륙작전#리암 니슨#한국전쟁#맥아더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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