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아가씨’ 택한 이유? 박찬욱 감독님 때문이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3일 06시 57분


2일 서울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아가씨’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조진웅·김태리·김민희·하정우, 박찬욱 감독.(왼쪽부터) 이날 김민희와 하정우는 “박찬욱 감독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2일 서울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아가씨’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조진웅·김태리·김민희·하정우, 박찬욱 감독.(왼쪽부터) 이날 김민희와 하정우는 “박찬욱 감독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 영화 ‘아가씨’ 제작보고회

“배우 개성 열어주는 연출자”
1500대 1 뚫은 김태리 눈길


배우 김민희와 하정우는 왜 ‘아가씨’여야 했을까. 연기자로 한 계단 성장할 기회, 시선을 떼기 어려운 이야기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다는 사실이 두 배우를 자극했다.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아가씨’(제작 모호필름)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2일 오전 서울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고 이야기의 일부와 작품의 분위기를 공개했다. 6월 개봉을 앞두고 한국영화로는 4년 만에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의 성과를 알린 덕분인지 이날 주연배우들은 한껏 상기돼 있었다. 현재 영화 제작진이 가장 탐내는 배우로 꼽히는 김민희와 하정우는 이번 ‘아가씨’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털어내고 파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영화에서 이들은 각자의 욕망과 운명을 그려내면서 과감한 표현도 마다지 않았다. 이들을 움직인 절대적인 힘은 박찬욱 감독이다.

김민희는 “앞으로 연기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영화라고 생각했다”며 “박찬욱 감독님은 굉장히 개방적이고 배우가 가진 개성을 펼치는 장을 열어주는 연출자”라고 밝혔다.

하정우도 비슷하다. “박찬욱 감독님은 수차례 대본 연습을 거치고도 촬영장에서 아이디어와 대사 한 마디 고칠 때 더 많은 고민을 통해 결정했다”며 “큰 자극과 배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거액의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녀(김민희)와 거짓 신분을 만들어 그녀에게 접근하는 백작(하정우), 이들 사이에 놓인 하녀(김태리)가 한 데 얽혀 벌이는 운명과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이에 더해 상속녀의 후견인 이모부(조진웅)까지 네 명이 만드는 팽팽한 긴장감이 영화를 채운다.

박찬욱 감독은 2009년 영화 ‘박쥐’ 이후 7년 만에 ‘아가씨’로 돌아왔다. 그 사이 할리우드로 무대를 옮겨 니콜 키드먼 주연의 ‘스토커’를 연출했던 그는 차기작을 고민하다 ‘아가씨’의 원작 소설인 ‘핑거 스미스’에 빠져들었다.

“소설을 읽고 완전히 반했다”는 그는 “캐릭터들이 생생하고 충격적인 반전도 있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소설을 뼈대만 두고 거의 전부 각색했다. 그렇게 완성한 영화에 대해 그는 “내 영화 가운데 대사가 가장 많고 그만큼 아기자기한 잔재미가 있다”며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는 이채로운 영화”라고 설명했다.

‘아가씨’는 기존 톱스타급 배우들 뿐 아니라 연기가 처음인 신예 김태리의 참여로도 시선을 끈다. 제작진은 하녀 역을 신인으로 캐스팅하기로 결정하고 오디션에 응모한 1500명을 만났다. 김태리는 그 경쟁률을 뚫은 주역. 박찬욱 감독은 “김태리를 선택한 것은 본능적인 직감이었다”면서도 “자기만의 독특한 사고, 주눅 들지 않는 점이 좋았다”고 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아가씨’의 칸 국제영화제 초청에 따른 여러 관심도 표출됐다. 특히 비록 짧게 공개됐지만 영화 속 김민희의 모습에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이에 박찬욱 감독은 “여우주연상을 받아도 될 법한 연기”라며 “보통 칸 국제영화제는 어딘지 찜찜하고 모호한 작품을 선호하지만 ‘아가씨’는 그에 어울리지 않는 명쾌한 작품이라 칸 소식은 의외였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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