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사랑’ 이동하, 벼락스타?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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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8월 8일 0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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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이동하. 스포츠동아DB
연기자 이동하. 스포츠동아DB
단 세 작품 만에 드라마 주연을 꿰찬 신예가 있다. 연기자 이동하(32)다.

지난해 MBC ‘왔다! 장보리’와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인상 깊은 조연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불과 1년도 채 안돼 MBC 아침드라마 ‘이브의 사랑’으로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동하는 극중 재벌 2세로, 외모와 재력 모자랄 것 없는 완벽남이지만 첫사랑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슴에 묻고 정략결혼한 캐릭터다.

사랑에 지고지순한 모습 때문에 여성 시청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얼핏 보면 이동하의 행보가 ‘벼락스타’ 같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뮤지컬과 연극 등에서 이름을 먼저 떨친 ‘무대 위 스타’다.

경희대 연극영화과에서 공연 기획과 제작을 전공한 그가 연기에 발을 들인 건 2009년이었다.

“공연 기획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던 선배의 권유에 뮤지컬 ‘그리스’의 오디션을 봤지만 보기 좋게 떨어졌다. “이상하게 오기가 생겼다”는 이동하는 바로 노래와 연기 개인 지도를 받고 4개월 뒤 같은 작품의 캐릭터에 응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는 심사위원들의 칭찬과 함께 앙상블로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소극장 공연에서 중극장, 대극장으로 점차 그 무대와 역할을 키워왔다는 그는 2012년 ‘라카지’로 처음 주인공으로 무대에 섰을 때 아찔함도 털어놨다.

당시 뮤지컬 배우 남경주와 캐스팅됐던 그는 관객들로부터 “발연기하는 주인공, 최악의 캐스팅”이라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이에 다시 한 번 자신이 지닌 연기의 진정성에 의문을 품었고, 처음으로 다시 마음으로 연기를 대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 그에게 드라마 도전은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선 것과 다름이 없다.

이동하는 “무대는 기승전결의 구조로 진행되지만 드라마는 시간의 흐름에 상관없이 촬영을 한다. 그래서 순간 몰입 등 순발력이 굉장히 필요한 작업이다. 평상시에도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고 늘 집중을 해야 해서 그런지 그 역할을 닮아가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연기와 노래, 춤 등 다양한 예술적 끼는 부모님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이동하의 아버지는 유명 조각가 이종빈씨로, 어머니도 여동생도 모두 미술과 조각을 전공했다. 부모님이 이탈리아 유학 도중 만나 결혼하면서 이동하 역시 어린 시절을 그 곳에서 보냈다.

이동하는 “태어나서 보고 자란 것이 연기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어렸을 적부터 영화나 전시회 등을 많이 접했는데 다양한 간접 경험이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연기하는 배우에게는 장점으로 활용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극중 캐릭터처럼 ‘부족한 것 없이 잘 자란 남자’의 티가 나지만 실제로는 인생의 방황을 제대로 맛 본 ‘거친 남자’다.

엄격하고 칭찬에 다소 인색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이동하는 스스로 자존감이 낮았다고 돌아봤다.

본격적으로 반항기가 시작된 것은 고교 1학년 시절. 학업에는 손을 떼고 집에 들어가지 않는 적도 수차례였다. 3학년이 되어서도 하고 싶은 게 뭔지도 잘 몰라 방황의 시절은 오래 지속됐다.

그리고 경희대에 입학하기까지, “4수라는 길고 긴 인내의 시간이 있었다”면서 이동하는 웃었다.

만 서른 둘,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에는 조금 늦은 나이라는 주변의 우려에 그는 여유 넘치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인생을 돌아보면 나는 항상 늦었다. 대학도 늦게 입학했고, 배우 생활도 남들보다 늦었다. 하지만 그만큼 얻은 건 많다고 생각했다. ‘대학 4수’라는 영광스런 꼬리표가 말해주듯이 잡초 근성이 있다. 하고 싶은 건 끝까지 해낸다. 연기도, 끝까지 간다.”

스포츠동아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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