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4.5개월…성범죄는 10년…‘물의 연예인’ 복귀 법칙?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5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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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MBC ‘나는 가수다 3’의 첫 경연에 참가했지만 하차하게 된 가수 이수. 동아일보DB
21일 MBC ‘나는 가수다 3’의 첫 경연에 참가했지만 하차하게 된 가수 이수. 동아일보DB
“물의 일으킨 연예인 나오는 방송을 수신료까지 내면서 봐야 하나요.” (KBS2 ‘미래예측 버라이어티 나비효과’ 시청자 게시판)

최근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이 방송에 복귀하려다 “자숙기간이 너무 짧다”는 비판과 함께 역풍을 맞는 일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MBC ‘나는 가수다’ 시즌3에 출연하기로 했던 그룹 엠씨더맥스의 이수는 2009년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전력이 문제가 돼 1회 녹화 직후 하차했고 출연 장면은 ‘통편집’됐다. 2013년 불법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던 방송인 붐은 최근 KBS2 ‘나비효과’ MC로 섭외됐다가 “너무 이른 복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음주운전 뒤 복귀에 4.5개월 걸려

2010년 이후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킨 연예인 30명이 활동 재개에 걸린 기간을 계산해보면 음주운전 및 뺑소니 등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평균 4.5개월로 가장 짧았다. 배우 김지수(2010년 10월), 엄기준(2011년 7월) 등은 별도 휴식기 없이 출연 중이던 드라마에 계속 나왔다. 불법도박의 경우 평균 18.1개월, 마약류 투약의 경우 평균 14.5개월이 걸렸다. 다만 불법도박의 경우 사업(이성진), 해외 선교(김용만) 등으로 사실상 방송계를 떠난 사례가 있어 평균이 늘어났다.

성범죄의 경우 방송 복귀에 10년 이상이 걸렸다. 2002년 5월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던 이경영은 영화에만 출연하다 지난해 10월에야 tvN ‘미생’에 나왔다. 여전히 KBS와 MBC 등에선 출연정지 대상이다.

병역비리·기피 역시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싸이처럼 군복무를 한 뒤에 복귀가 가능했다. 2010년 거짓 사유로 군 입영을 연기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MC몽은 지난해 10월 4년 만에 음반을 냈다. 하지만 여전히 KBS의 출연정지 대상이고 방송 출연은 못하고 있다.

현재 KBS와 MBC가 운영하는 출연정지 명단에는 20~30명의 연예인이 올라와 있으며 10년 이상 된 경우도 있다. 출연정지 대상이 되면 해당 연예인이 등장하는 자료 영상이나 부른 노래 등을 방송할 수 없다. 이수와 붐은 각각 MBC와 KBS 출연정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제작진 자체 판단으로 섭외된 사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수의 경우 출연자 선정과 하차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프로그램과 출연자 모두 상처 입었다”고 말했다.

○복귀에도 ‘전략’ 필요… 해외 진출·자기 풍자도


물의 연예인은 역풍 없이 복귀하기 위해 각종 ‘전략’을 사용한다. 방송에 출연해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단순한 사과 대신 ‘자기 풍자’를 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2010년 불법도박장 운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이상민은 약 2년 만인 2012년 4월 엠넷 ‘음악의 신’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도박을 포함해 곡 표절 논란, 사업부도 등을 스스로 풍자했다. 2009, 2010년 외제차 절도 사건을 일으킨 개그맨 곽한구는 tvN ‘SNL 코리아’ 등에서 자신의 절도 이력을 희화화하는 콩트에 출연했다. 이들은 현재 여러 프로에 활발히 출연하고 있다.

주목도가 높은 방송 대신 다른 장르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거부감을 낮추기도 한다. 2009년 마약 투약 혐의로 적발된 배우 주지훈은 사건 직후 군에 입대해 2010년 8월 국방부가 공동 제작한 뮤지컬에서 주역을 맡았다. 붐과 함께 불법도박이 적발됐던 가수 겸 MC 탁재훈은 지난해 8월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지만 방송 출연을 하지는 않았다.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하는 사례도 나온다. 2013년 2월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던 배우 박시후는 최근 일본과 중국에서 팬미팅을 열고 중국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지난해 8월 탈세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던 배우 송혜교 역시 중국 영화 ‘나는 여왕이다’ ‘태평륜’ 등에 잇달아 출연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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