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프럼어스’ 이주화 “딸과 대학로 데이트 즐거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2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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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서 엄마와 손을 잡고 걸어가던 한 아이가 벽에 붙어있는 연극 포스터를 발견하자 쏜살같이 달려간다. 아이는 냉큼 벽 앞에 서서 포스터를 가리키며 “엄마다! 엄마!”하고 소리친다. 지나가는 사람을 향해서도 “우리 엄마 여기에 나와요. 우리 엄마 이주화! 이디스로 나와요”라며 펄쩍펄쩍 뛴다.

야무진 목소리와 밝은 표정에서 엄마를 자랑하고 싶어하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연극 ‘맨 프럼 어스’ 포스터에는 아이의 엄마가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다. 몇 걸음 떨어져 서 있는 포스터 속 주인공은 조금 쑥스러운 표정이다.

연극 ‘맨 프럼 어스’에서 미술사 교수 ‘이디스’로 출연하고 있는 배우 이주화는 ‘연극의 거리’ 대학로 인근에 살고 있다. 이주화는 일곱살 딸아이와 함께 대학로에 즐겨 산책을 나온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산책 발걸음이 더 즐거워졌다. 자신이 출연하는 연극 포스터가 대학로 곳곳에 붙어 있는데, 아이가 그걸 보고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주화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부끄럽기도 했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쳐다보면 ‘아이를 말려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의 표현을 막기보다 내가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생겼다”라고 말했다.

이주화는 “아이의 외치는 목소리가 무대에서 연기할 때 얼마나 큰 에너지가 되는지 모른다”며 “아직 어려 연극을 보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내가 무대에서 연기하는 걸 볼 것이다. 그때에도 ‘우리 엄마가 최고’라는 말을 듣고 싶다”라고 소망을 밝혔다.

아이는 부모의 말과 행동을 먹고 자란다. 아이와 부모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다.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은 배우 이주화는 ‘우리 엄마 최고’라는 딸의 믿음을 지켜주기 위해 오늘도 혼신의 힘을 다해 무대에서 연기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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