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사람들을 음악으로 안아주고 싶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4일 06시 55분


대중의 귀는 ‘진심’에 반응했다. 힙합그룹 에픽하이(투컷·타블로·미쓰라진, 왼쪽부터)가 2년 만에 8집 ‘신발장’을 내놨다. 음악이라는 메시지로 대중과 소통한 이들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지고 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대중의 귀는 ‘진심’에 반응했다. 힙합그룹 에픽하이(투컷·타블로·미쓰라진, 왼쪽부터)가 2년 만에 8집 ‘신발장’을 내놨다. 음악이라는 메시지로 대중과 소통한 이들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지고 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2년 만에 돌아와 차트 석권 에픽하이

타블로 “시련을 이기는 법, 더 행복해지면 된다”
미쓰라진 “음악 관둘 뻔한 날 잡아준 타블로 형”
투컷 “그렇게 셋이 함께, 우린 새롭게 태어났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말처럼 음악으로 상처를 치유 받고, 역경을 딛고 일어난 이들이기에 “사람들을 음악으로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고 했다. 결국 이들의 의도(?)대로 최근 발표한 새 앨범으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힙합그룹 에픽하이(타블로·투컷·미쓰라진) 이야기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받는 보상인 것처럼 어딜 가도 이들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덕분에 음악프로그램 1위는 물론 데뷔 후 첫 전국투어도 앞두고 있다. 최근 미국 음악전문 사이트인 빌보드는 “감성적인 멜로디와 솔직한 메시지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고 극찬했다.

“지금까지 여러 장의 앨범을 냈지만,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얼떨떨하고 ‘멘붕’이다. 우리 것이 아닌 듯하다.”(타블로)

2000년대 힙합 대중화에 한 몫을 했던 에픽하이는 “일이 없었던 시기…”, “우리에게 아픈 시간…”이라며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2010년 일부 누리꾼이 타블로의 학력에 의혹을 제기한 일이며, YG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긴 후 발표한 7집에 대한 혹평, 그리고 미쓰라진이 방황하는 시간까지 줄줄이 ‘역경’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저의 슬럼프가 가장 길었다. 제가 음악을 잘하는지도 모르겠고, 개인적인 이유까지 겹치면서 음악을 그만두려 했다. 두 형들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타블로 형이 울면서 한 얘기가 있다. ‘네 인생에서 후회할 일을 하지 말라’고 ‘세 명이 다 함께 있지 않으면 에픽하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미쓰라진)

이렇게 그들은 다시 뭉쳤고, 에픽하이만의 색깔을 내자고 의견을 모았다. YG엔터테인먼트의 스튜디오를 떠나 과거 녹음실에서 10년간 함께 한 스태프와 함께 작업했다.

“에픽하이의 색을 잃었다기보다는 새로운 색을 얻기 위한 작업이랄까. 환경이 바뀌었다고 작업 능력까지 바뀌진 않는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평가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다. 멤버들을 납득할 수 없다면 팬들도 납득시킬 수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멤버들의 생각을 많이 담으려 했다.”(투컷)

그 생각이란 무엇일까. 이들은 지금까지 겪어온 크고 작은 마음고생을 노랫말에 녹여내며 또 다른 시작을 떠올렸다. 이번 앨범 수록곡들의 가사와 의미는 모두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삶에 대한 응원’이라는 하나의 메시지로 묶인 듯 읽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리라. 실제로 타블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면 그게 가장 좋은 것 아닐까. 또 돌이킬 수 없는 시련을 겪었다고 해도 나에게 그 시련을 준 사람이 불행해지길 바라는 것보다 나 자신이 더 행복해지면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 노력과 과정이 가져다줄 결실. “우리가 그랬던 것”.

결국 모든 것에 감사함을 갖기까지 참 멀고 먼 길을 걸어온 것 같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그래도 어쩌랴. 그것이 바로 “우리가 그랬던” ‘노력과 과정’인 것을.

“가사를 쓸 때 의미와 의도를 가지고 단어를 선택한다. 학력 의혹 논란도 이제는 제 운명이라 생각하려 한다. 아내 (강)혜정이, 딸 하루와 함께 할 시간이 많아졌고, 제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모두 감사하며 살기로 했다.”(타블로)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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