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지 “‘왕가네 식구들’ 내 연기인생 터닝포인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4일 07시 00분


이윤지 연기 인생의 1막이 끝나고 2막이 열린다. 연기자로서, 자연인으로서도 성장했다. ‘왕가네 식구들’을 통해 얻은 배움을 자양분으로 삼아 앞으로 “무조건 달리지 않고, 나를 뒤돌아보는 여유도 갖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이윤지 연기 인생의 1막이 끝나고 2막이 열린다. 연기자로서, 자연인으로서도 성장했다. ‘왕가네 식구들’을 통해 얻은 배움을 자양분으로 삼아 앞으로 “무조건 달리지 않고, 나를 뒤돌아보는 여유도 갖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
■ ‘데뷔 10년’ 이윤지의 황홀한 쉼표

드라마 최고 시청률·포상휴가 잊지못할 경험
연기자로서 성장?…인간 이윤지가 짙어졌다
극중 엄마 김해숙 선배님 존경하고 닮고 싶어


“내가 더 짙어졌다.”

연기자 이윤지(30)에게 2014년은 특별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스스로 그렇게 기대하고 있으며, 지난달 종영한 KBS 2TV ‘왕가네 식구들’을 통해 그의 연기를 지켜본 시청자도 바라는 마음이다. 올해로 데뷔한 지 10년을 맞이한 이윤지. 10년 동안 그는 성과가 어찌 됐든 “열심히 한다는 명목 아래 달리고 또 달렸지만 나를 되돌아볼 시간은 없었다”고 했다.

2014년 3월은 이 흐름의 1막을 일단락 짓는 시기다. “지금은 인터미션의 시간. 곧 2막이 열린다”고 기대하게 했다.

말은 벌써 다음을 기약하고 있지만 6개월 이상 함께해온 극중 캐릭터인 ‘왕광박’을 떨쳐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나름의 이별법으로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보기도 했지만 종영하고 일주일 뒤에는 “엄청나게 울었다”.

“정서불안처럼 텔레비전을 켰다, 끄기를 반복했다. 항상 제 시간에 방송했던 드라마인데 안 하니 이상하더라. 적응하고 익숙해지면서 버릇이 됐던 것 같다.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이번의 눈물은 내 캐릭터를 떠나보낸다는 아쉬움이 아닌 내 안에서 울림이 크고 잔향이 오래 남는 눈물이었다.”

이윤지의 지난 10년을 얘기하고 향후 10년을 얘기하는 데 ‘왕가네 식구들’을 빼놓을 수는 없다. 처음으로 시청률 50%에 육박하는 작품에 참여하는 영광을 누리며 출연자들과 ‘포상휴가’도 다녀왔다. 드라마 인기의 덕을 보는 것은 모두 경험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 외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안으며 앞으로 연기자로서 나아갈 방향도 다시 정비했다.

“모든 작품이 터닝 포인트가 되지만 특히 ‘왕가네 식구들’을 만난 것은 시기적으로도 적절했다”고 그는 말한다.

“서른에 광박이를 만날 수 있어 다행이다. 스물아홉과 서른한 살에 광박이를 연기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를 것 같다. 현장에서 얻고, 선배들로부터 자극 받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 지금과 같은 마음가짐이 안 됐을 것이다. 나중에 내 딸이 지금의 내 나이가 되었을 때, 혹시라도 방황하고 있다면 ‘엄마는 네 나이 때 이랬단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윤지가 자신감을 갖는 것은 ‘왕가네 식구들’을 통해 “연기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물론, 인간 이윤지가 짙어졌기에” 더욱 가능했다.

그의 변화에는 극중 엄마 역 김해숙의 영향이 컸다. 김해숙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로서, 여자로서 “존경”하게 됐다. 김해숙은 촬영현장에 도착하면 대기실의 한쪽에서 미동도 없이 대본만 본다. 출연자들이 ‘독서실’이라고 부를 정도로 김해숙은 촬영 시작 전까지 움직이지 않는다.

이윤지는 “여전히 건재하심에 멋진 여성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았다”며 “나중에 결혼 준비 등으로 힘든 일이 생겨 상담하게 되면 선배님이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실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눈물을 글썽였다.

김해숙을 향해 “엄마, 엄마”라고 여러 차례 불러 ‘진짜’ 엄마에게 미안했는지 머쓱하게 웃으며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노래강사인 이윤지의 어머니는 강습 때마다 ‘왕가네 식구들’의 삽입곡인 ‘사랑찾아 인생찾아’를 선곡하며 ‘장외’에서 이윤지를 응원했다. 할머니와 외조부모 모두 손녀 덕분에 어깨가 으쓱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드라마를 촬영하며 5kg이나 빠진 이윤지. 다시 찌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웃으며 말한다. “힘들어서 빠지긴 했지만 이 모습을 놓치고 싶진 않다.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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