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아이유, 가수로 돌아온 국민여동생의 2nd 단독콘서트 현장(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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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1월 24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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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아이유가 두 번째 단독 콘서트로 삼촌팬의 마음을 홀렸다.

아이유는 23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두 번째 단독 콘서트 ‘모던 타임즈’를 개최했다. 지난해 선보인 첫 단독 콘서트 ‘리얼 판타지’ 이후 1년여 만이다.

공연이 있는 경희대 인근은 공연 전부터 삼삼오오 모여 있는 남성들로 붐볐다. 그들은 오매불망 아이유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예상대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주변은 혼잡했지만, 팬들은 딱딱 맞춘 줄서기로 빠르게 공연장 안으로 흘러들어 갔다. 알려진 시작시간 보다 30분이 늦은 8시경 공연이 시작됐지만 팬들은 기다림마저 설렘으로 승화시켰다. 불만 대신 환호만이 존재했다.

남성들의 굵고 낮은 목소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장에 가득 찼다. 아이유는 노래를 부르고 남학생 팬들은 환호하고 삼촌 팬들은 연실 ‘아빠미소’를 지었다.

아이유는 이들을 위해 ‘모던 타임즈’를 올라이브 밴드로 진행했다. 이번 공연은 아이유가 지난 10월 8일 발매한 정규 3집 ‘모던 타임즈’(공연 타이틀과 동명)를 수록곡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기존 히트곡과 평소 존경해왔다던 선배 가수들의 명곡으로 공연의 재미를 더했다.

아이유는 드라마 활동으로 인해 짧게 활동했던 정규 앨범에 대한 갈증을 공연으로 해소했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곡과 퍼포먼스, 뮤지컬을 보는 듯한 무대 매너로 공연장을 찾은 팬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모던 타임즈’ 1부 ‘발라드+성숙미’

아이유는 정규 3집 타이틀곡 ‘분홍신’으로 시작으로 ‘기다려’ ‘입술사이’ ‘싫은 날’ ‘보이스 메일’ , 데뷔곡 ‘미아’로 이뤄진 일명 ‘모던타임즈 오프닝’을 선보였다.

그 사이 아이유는 아무런 멘트 없이 공연을 이어 나갔다. 통상적으로 3곡 후 멘트를 한 뒤 공연을 이어가는 방식이 아니었다. 팬들의 의아해하면서도 작고 어린 친구의 뛰어난 가창력과 감정 전달에 점점 몰입해 나갔다.

아이유의 첫 멘트는 의외의 포인터에서 시작됐다. ‘보이스 메일’을 부르던 아이유에게 웃음보가 터진 것. 그는 “풉! 아, 죄송하다. 미쳤나 보다. 처음부터 다시 하겠다”고 말한 뒤 다시 열창했다. 이 해프닝에 아이유와 팬들의 긴장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 아이유는 더욱 박차를 가하며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미된 무대를 선보였다.

아이유는 인사와 함께 콘서트를 연 소감을 전했다. 그는 “반갑다. 오프닝이 길었다. 나도 말하고 싶은 걸 참느라 힘들었다 (웃음)”며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랜만에 무대에 마음이 편하고 나른하다. 앨범 활동 마무리를 콘서트로 하게 됐다. 많이 준비했으니 공연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이스 메일’을 부르며 실수한 것에 대해 “‘보이스 메일’은 안 해야 할까 보다. 이 노래만 하면 실수를 한다”고 애교 섞인 자책을 늘어놓았다.


▶선배가수와의 오마주

아이유는 평소 존경해 왔다던 선배 가수들의 곡을 재해석했다. 아이유의 소녀감성과 진솔함은 시간을 초월해 사랑받는 명곡과 마주하며 한 번 더 빛났다.

그는 자신이 출연했던 KBS2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불러 화제를 모은 이용의 ‘잊혀진 계절’를 기타연주와 함께 열창했다.

또 아이유는 김광진 ‘편지’를 자신의 언어로 바꾸어 불렀다. 그는 “워낙 좋아하는 곡이다. 연습생 시절부터 불렀지만 어려워 방송에선 부른 적 없다. 이번 공연에 꼭 부르고 싶어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연을 준비하며 ‘잊혀진 계절’과 ‘편지’를 연속으로 부르다 ‘처음으로 공연에서 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만약 운다면 놀라지 말고 함께 울어 달라”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아이유는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으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왁스의 ‘황혼의 문턱’으로 이어진 무대는 최백호와 함께한 ‘낭만에 대하여’ 듀엣으로 펼쳐졌다.

최백호는 “뭐 이렇게 남자가 많은가. 내가 아이유 옆에 앉아서 부러운가”라고 농을 던지더니 “아이유 정말 대단해요. 내가 21살 때는 이런 무대 꿈도 꾸지 못했다. 아이유와의 작업은 내게 행운이었다. 덕분에 광고 제의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가수가 한 사람이 탄생하는 건 쉬운 게 아닌 것 같다. 아이유가 좋은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정규 3집에 실린 듀엣곡 ‘아이야 나랑 걷자’와 함께 팬들과 작별했다

“1부에서 우울의 끝을 달리고 싶었다”는 아이유는 공연 1부를 조용히 시작해 성숙미가 돋보이는 무대로 끝을 맺었다.


▶‘모던 타임즈’ 2부 ‘볼거리+관객과 함께하는 무대’

아이유는 2부의 시작을 MBC ‘선덕여왕’ OST 수록곡 '바람꽃'으로 열었다. 이어진 ‘있잖아’ 무대 시작과 함께 아이유는 객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모자를 거꾸로 쓰고 귀여움을 더한 아이유는 객석을 돌며 팬들과 함께 안무를 소화했다.

또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공연 중 유일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타임을 가졌다. 아이유는 팬들의 맘을 들었다 놨다 하며 매력을 발산했다. 애교를 부리다가도 밀당을 하고 예쁜 척을 하다가도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시종일관 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공연은 끝을 향해 내달렸다. 히트곡 ‘부’ ‘마쉬멜로우’이 이어졌고 공연은 ‘하루끝’ ‘너랑나’ ‘좋은날’ 무대를 통해 클라이맥스를 맞이했다.

아이유는 마지막까지도 팬들과 밀당을 즐겼다. 공식 일정이 끝났다는 그는 “앙코르 소리가 작으면 무대로 나오지 않겠다. 다들 힘찬 함성을 장전해 왔으리라 믿겠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서 공연을 마치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약속한 듯이 우렁찬 함성과 함께 ‘앙코르’가 메아리쳤고, 아이유는 다시 무대로 돌아와 ‘모던 타임즈’와 ‘비밀’을 열창했다. 그렇게 아이유와 팬들은 아쉬운 인사를 나눴다.

한편 아이유는 24일 두 번째 서울 공연과 오는 12월 1일 부산에서 ‘모던 타임즈’ 공연을 이어간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제공|로엔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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