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연 “악녀 캐릭터, 매회 숙제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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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7시 00분


결혼 후 연기와 생활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는 박시연. ‘착한남자’에서 팜파탈의 절정을 선보이며 드라마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사진제공|이야기엔터테인먼트
결혼 후 연기와 생활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는 박시연. ‘착한남자’에서 팜파탈의 절정을 선보이며 드라마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사진제공|이야기엔터테인먼트
극단적 설정 많아 촬영전 자신을 합리화 시켜
감성신 마다 배려해준 송중기,최고의 파트너


세상을 향한 야망으로 목숨처럼 사랑했던 남자를 벼랑 끝에 내몰아 원하는 걸 가진 한 여자. 그의 마지막은 과연 행복했을까.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이하 착한남자)에서 성공을 위해 사랑을 버리고 악녀가 된 한재희를 연기한 박시연(33). 갖은 악행을 저지르며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쁜 여자’로 시청자의 미움을 받았지만 “출연 드라마 중 가장 많은 사랑과 관심을 얻었다”며 서운함을 어느새 모두 털어 버렸다.

대본을 쓴 이경희 작가의 작품에 대한 확신은 확고했지만 박시연 자신에게 악녀 한재희를 설득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드라마고, 강한 캐릭터여서 극단적인 설정이 많았다. 합리화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매회 숙제를 하는 기분이었다”며 고민이 많았음을 털어놨다.

한재희는 작품 속에서 철저하게 외로운 캐릭터였지만 현장에서만큼은 활기가 넘쳐흘렀다. 박시연은 “중독성 강한 마약 같았다”며 분위기를 회상했다.

“작품을 하다 보면 한 명쯤은 미운 사람이 생긴다. 배우든 스태프든. 하지만 ‘착한남자’는 정말 미운 사람 하나 없었다. 배우들끼리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는 바로 연출자 김진원 PD라고 할 정도였다. 현장에서 김 PD와 (송)중기에게 많이 의지했다.”

상대 배우인 송중기에 대한 말을 이어가면서는 엄지를 치켜들었다. 호흡을 맞춘 배우 중 단연 최고라는 찬사도 덧붙였다.

“남자답게 리더십이 있더라. 촬영장에서 뭔가 꼬이는 게 있다 싶으면 바로 가서 정리하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 중요한 감정신이 있으면 늘 나를 먼저 배려해 줬다.”

박시연은 며칠 전 소속사를 통해 선물 꾸러미를 받은 사연도 소개했다. 꾸러미 속에는 맛있게 익은 홍시가 가득 들어있었다. 송중기의 아버지가 보낸 것이었다. “그 안에는 중기 아버지가 직접 쓰신 편지가 있었다. 아들 중기에게 많은 도움을 줘 고맙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중기와 아버지의 진심이 느껴져 편지를 붙들고 한참을 울었다.”

지난해 11월 연상의 회사원과 결혼한 박시연은 최근 부쩍 ‘편해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했다. “결혼하고 나서는 확실히 마음에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다. 무조건 내 편인 사람이 있어서일까? 연기에 있어서도 한층 깊어졌다는 평가를 들으면 ‘결혼하길 잘했구나’ 싶다”며 웃었다.

올해 영화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와 드라마 ‘착한남자’까지 쉴 틈 없이 달려온 그는 할리우드 진출작인 ‘더 라스트 나이츠’의 촬영을 위해 12월 체코로 향한다. 매니저 없이 홀로 체코행에 몸을 실어야 하지만 “중국에서 활동할 때도 혼자 부딪혔다. 무섭기도 하지만 재미있을 것도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촬영 후 남편과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인 박시연은 내년 목표로 망설임 없이 “2세”를 꼽았다. “빨리 아기를 낳고 싶다. 일 하는 것도 행복하지만 개인의 행복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기 때문에 일을 못하게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보다는 아기가 태어난 이후의 삶이 얼마나 행복할까 기대된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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