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미운 오리’ 손승연이 본 ‘백조’ 효린-에일리-허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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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4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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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보이스 오브 코리아’ 최종 우승자 손승연이 앨범 ‘미운 오리의 날개짓’을 발표하고 가수로 데뷔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Mnet ‘보이스 오브 코리아’ 최종 우승자 손승연이 앨범 ‘미운 오리의 날개짓’을 발표하고 가수로 데뷔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목소리 하나로 ‘보코’ 평정한 손승연 가수 데뷔
● ‘엄친딸’ 버클리 음대 합격 ‘겹경사’
● 미모보단 실력 선택…롤모델은 윤미래


“돈 주고 사서 들어도 아깝지 않을 거예요.”

백조보다 아름다운 미운 오리의 날갯짓이 시작됐다. 목소리 하나로 가수 신승훈은 물론, 대중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Mnet ‘보이스 오브 코리아’(이하 ‘보코’)의 우승자 손승연(19)이 가수로 데뷔했다.

지난달 23일 발매된 데뷔 앨범 ‘미운 오리의 날개짓’은 미운 오리가 백조가 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날갯짓을 한다는 의미로 손승연의 지난 삶을 대변하고 있다.

‘미운 오리의 날개짓’에는 타이틀곡 ‘가슴아 가슴아’를 포함해 각기 다른 장르의 6곡이 수록돼 있다. ‘가슴아 가슴아’는 박근태·김도훈 작곡가가 의기투합한 곡으로 백지영의 ‘사랑안해’, 아이비의 ‘이럴거면’을 잇는 가슴 아픈 사랑 노래 시리즈 3부작 완결판이다.

“내 이름이 적힌 앨범이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행복해 미쳐 날뛰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자제해 만든 앨범입니다. 차근차근 모두 보여 드릴게요.”
가수 손승연.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가수 손승연.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엄친딸’, 손승연의 거침없는 비상!

손승연이 처음으로 대중들의 눈에 띈 것은 KBS ‘탑밴드’에 출연하면서다. 그는 고등학교 후배 밴드의 객원 보컬로 참여해 팀을 8강에 올려놓으며 대중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14살 때 학교 축제 무대에서 가수의 꿈을 키운 손승연은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해 “교내에서 노래 잘하는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손꼽혔다”고 한다.

“밴드에 합류 전까지는 록이 싫었어요. 힙합과 펑키한 음악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탑밴드’에서 랩을 추가했죠. 하지만 ‘탑밴드’가 끝나고 지금까지도 록에 푹 빠져 살고 있어요.”

‘탑밴드’와 ‘보코’를 통해 손승연은 고음을 쉽게 올리는 발성에 특화된 보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그는 대학 입시를 위해 1년간 다닌 학원 이외에는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았다. 가스펠 가수 출신의 어머니가 그의 선생님이자 조력자였다.

“고음 올리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어려서는 나쁜 습관도 많아 고치는 데 오랜 시간을 투자했죠. 누구보다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해주시는 어머니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손승연은 가창력의 비결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아직도 ‘공기 반 소리 반’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 하다못해 물도 챙겨 마시는 스타일이 아니다. 유일한 비결은 잠인 것 같다. 보통 하루에 10~12시간 정도를 자야 노래가 잘 된다”고 말했다.

손승연의 실력은 한국을 넘어 미국에서도 입증됐다. 그는 최근 ‘엄친딸’로도 화제를 모으며 가수 윤상, 김동률, 싸이 등이 졸업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 버클리 음대에 장학생으로 당당히 합격했다. 지금은 가수 활동에 올인 하기 위해 1년간 입학을 미뤄 놓은 상태다.

▶ 외모 논란도 잠재운 미친 가창력 “난 얼굴보단 마음이 예쁜 여자”

최근 가요계는 수년간 아이돌 그룹의 파워가 막강했다. 이와 함께 가수들의 가창력만큼이나 외모와 몸매가 인기의 중요한 요건이 됐다. 노래를 잘하지만 출중한 외모를 겸비하지 못해 오디션에서 수없이 떨어졌다는 가요계 비화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Mnet ‘슈퍼스타K’와 MBC ‘위태한 탄생’에서 오디션을 봤지만 떨어졌어요. ‘보코’는 오직 목소리로만 승부한다기에 ‘정말 그럴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어요. 신청하고도 반신반의했죠.”

손승연 역시 외모 논란을 겪었다. 그는 “신경 안 쓴다.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예뻐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수술은 하고 싶지 않다. 차라리 얼짱 각도를 연습하겠다. 마음이 예뻐야 진짜 여자 아닌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막힘없이 의사를 전달하는 손승연은 폭발적인 가창력만큼이나 성격도 시원시원했다.

미모와 가창력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얼굴이 못나지고 노래를 더 잘할 수 있다면 항상 후자를 선택할 것”이라며 “가수를 잠깐하고 그만둘 생각이 아니기에 내겐 얼굴보다 노래로 인정받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가수 손승연.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가수 손승연.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윤미래는 나의 힘!

손승연은 한 자동차 회사에서 개최한 SNS 연계형 온라인 이벤트에 ‘Mnet 보이스 오브 코리아’의 우승자 자격으로 참가 중이다. 그는 이 이벤트에서 ‘Mnet 슈퍼스타K2’ 우승자 허각과 ‘MBC 위대한 탄생2’ 우승자 구자명과 노래 경연을 벌이고 있다.

그는 경연에서 만난 허각과 구자명을 각각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가진 가수”와 “허스키한 목소리와 남자다운 매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손승연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씨스타 효린, 솔로 여가수 에일리와 함께 여자 신예 보컬 유망주로 손꼽히고 있다. ‘손승연을 효린과 에일리가 출연했던 KBS2 ‘불후의 명곡2’(이하 ‘불후2’)에 합류시켜 3명이 실력을 겨뤄보면 어떨까’라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효린과 에일리가) ‘불후2’에 나온 모습을 챙겨 보고 있어요.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고 두 분 모두 비욘세 분위기를 풍기는 거 같아요. 함께 비교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죠. (웃음)”

하지만 손승연은 수많은 가수 중에서도 가수 윤미래를 닮고 싶어 했다. 윤미래와 조금이라도 비교된다면 더 없는 영광이라고 했다. 윤미래는 그의 ‘롤모델’이다. 랩을 시작한 것도 윤미래를 좋아하면서부터다. 실제로 손승연은 윤미래의 영향을 받아 랩을 선보인 신곡 ‘리플레이’로 세계적인 R&B 가수 니요(Ne-Yo)에게 “나보다 뛰어난 랩 실력을 갖추고 있는 한국 가수”라는 칭찬을 받았다. ‘리플레이’는 공개 하루 만에 4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음악팬들을 사로잡았다.

▶록? 랩? 보컬? 무엇을 골라야 할까요?

‘미운 오리’ 손승연은 무대를 홀로 채우는 것이 쓸쓸하진 않을까. ‘걸그룹으로 활동하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손승연은 “제의가 들어오면 한 번쯤 해보고 싶다”고 밝힌 뒤 “여러 명의 멤버가 호흡을 맞추는 기분이 어떨지, 내가 포함된 그룹은 어떤 스타일일지 궁금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솔로 가수로 남고 싶어 했다. 손승연은 “욕심이 많은 만큼 다양한 모습으로 인정받길 원한다. 매 앨범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팔색조 가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대에서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상상도 해봤다”는 손승연은 “힘이 닿을 때까지 가수로 남고 싶다. 젊어서는 다양한 무대에서 팬들을 만나고 나이가 들면 공연으로 사랑받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노래에 거만함이 묻어 나오면 누구보다 빨리 아는 게 대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심 잃지 않고 겉멋 들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가수가 되겠습니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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