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허경환·김지민, 유행어 히트 비결? “궁금하면 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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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7시 00분


방송 1회 만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KBS 2TV ‘개그콘서트-거지의 품격’ 3인방 김영희·허경환·김지민(왼쪽부터), 이들 때문에 여기저기서 ‘500원 타령’을 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방송 1회 만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KBS 2TV ‘개그콘서트-거지의 품격’ 3인방 김영희·허경환·김지민(왼쪽부터), 이들 때문에 여기저기서 ‘500원 타령’을 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개그콘서트-거지의 품격’ 김영희·허경환·김지민

개그 구상 중 ‘신사의 품격’에 꽂혀
꽃거지 반전 허세…관객들 빵 터져
우리 끼 보여주기엔 5분 무대 짧아

“궁금해요? 궁금하면 500원!”

집, 학교, 직장 할 것 없이 여기저기서 500원 타령이다. 최근에는 ‘카드로 하면 수수료 붙어서 700원’, ‘힌트로 절반만 알려줄 테니 250원’ 등 다양한 응용 버전들도 탄생했다.

개그맨 허경환(31), 김지민(28), 김영희(29)로 구성된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거지의 품격’은 9월2일 첫 방송한 후 1회 만에 “궁금하면 500원”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인기 코너로 급부상했다.

‘개그콘서트’에서 자칭, 타칭 비주얼 담당인 허경환은 허세 가득한 ‘꽃거지’로 변신했고 ‘두 분 토론’ 이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영희는 화려한 액세서리로 치장한 여자 거지로 등장한다. 김지민은 도도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허당인 미녀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몇 달 전 새로운 코너를 선보였다가 보기 좋게 ‘킬’을 당하는 비운을 겪은 세 사람은 ‘거지의 품격’으로 다시 뭉쳤다. 코너 제목은 김영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새 개그를 구상중일 때 한창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꽂혀 있었다. 그 제목을 응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선배들이 코너의 콘셉트를 접목시켜 ‘거지의 품격’으로 정했다.”(김영희)

‘아니 아니 아니 되오’ ‘바로 이 맛 아닙니까’ ‘있는데’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유행어의 귀재로 평가 받는 허경환의 센스는 이번에도 통했다. 유행어가 워낙 많다보니 동료들은 농담 삼아 그를 “광고를 위해 유행어를 만드는 상업 개그맨”이라고 부러움 섞인 질투를 할 정도.

허세 꽃거지 캐릭터가 통한 이유에 대해 허경환은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100% 완벽한 척, 멋있는 척하는 모습이 웃음을 주는 것 같다. 확실히 ‘네가지’ 코너를 할 때보다 ‘거지의 품격’에서 관객들이 마음을 더 열고 편하게 웃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KBS 공채 개그맨 22기인 허경환보다 한 기수 선배인 김지민은 나이 많은 후배와 호흡하며 겪는 ‘불편한 진실’도 털어놨다.

“가끔 허경환 오빠에게 연기 지적을 받는다. 심지어 혼이 날 때도 있다. 하지만 경환 오빠가 콩트 연기에서는 센스가 있다. 조언대로 연기를 수정하면 괜찮아지더라. 그래도 내가 선배는 선배인데….”(김지민)

옆에 있던 김영희도 김지민의 하소연에 동참했다.

김영희는 “최근 허경환 선배가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며 “분장할 때 얼굴에 먹칠을 막 해야 하는데 요즘에는 살살 한다. 자신이 꽃거지이기 때문에 잘생겨 보이게 분장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변명도 늘어놨다”고 폭로했다.

김영희는 코너의 막내로서 거지 의상을 꼼꼼히 챙겨야 하는 고충도 털어놨다. “선배가 거지 옷에 유독 까다롭게 군다. 가발 습도가 안 맞는다고 투정 부리고, 거지 옷도 빨아달라고 하고. 정작 내가 입는 흰 티셔츠는 매번 커피나 음료를 쏟아 때가 덕지덕지 묻어 있고 입으면 간지럽기도 한데. 빨면 섬유유연제 냄새가 나서 개그에 몰입 안 될까봐 빨지도 않는데….”

만나면 늘 티격태격하는 삼남매 같지만 아이디어 회의 분위기만큼은 시트콤 한 편을 방불케 할 정도로 재미있다. 허경환은 “가끔 우리 코너가 시트콤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생각한다. 우리의 개그 본능을 보여드리기엔 5분짜리 무대는 너무 짧다”며 팀워크를 자랑했다.

“우리 분위기가 좋으니까 연습실에서 ‘거지들 좀 조용히 하라’는 핀잔들이 쏟아진다. 나는 거지가 아니라 나름 미녀 콘셉트인데 싸잡아서 거지 취급을 받고 있다. 호호호.”(김지민)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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