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시비…드라마 유죄, 예능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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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4일 07시 00분


[문제] 다음 사진을 보고 연상되는 예능 프로그램과 짝지으시오. 사진제공|SBS·MBC·JTBC·MBN
[문제] 다음 사진을 보고 연상되는 예능 프로그램과 짝지으시오. 사진제공|SBS·MBC·JTBC·MBN
■ 예능 프로 포맷 차용엔 관대…왜?

‘사랑비’ ‘신의’ ‘다섯손가락’ 잇단 논란
방송사들 드라마엔 법적 대응 등 강경

SBS ‘짝’ 베낀 예능 프로 우후죽순엔
관행으로 받아들여라? 장르 특성 탓

‘예능은 되고, 드라마는 안 되고?’

방송가에서 표절 시비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드라마와 예능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화제의 작품들은 마치 ‘통과의례’처럼 표절 논란에 휘말려 왔다. 최근에도 일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잇따라 표절 논란에 휩싸였지만 이를 대하는 방송사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달라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올해 초 KBS 2TV ‘사랑비’를 비롯해 SBS ‘신의’, ‘다섯손가락’, 12월 방송 예정인 ‘청담동 앨리스’ 등이 잇따라 표절 시비에 휘말리자 각 방송사들은 “(표절 의혹은)근거도 없는 주장이다. 비슷한 설정만으로 표절로 볼 수 없다”며 법적으로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그 기준 잣대가 드라마와 달리 느슨하기만 하다. 일반 출연자의 짝짓기 프로그램인 SBS ‘짝’이 화제를 모으자 각 방송사들은 잇따라 ‘짝’을 교묘하게 ‘베끼기’ 시작했다. MBC는 싱글 남녀들이 외딴섬에서 인연을 찾는다는 설정으로 ‘정글러브’를 내놓았다. 첫 방송 뒤 ‘짝’과 ‘정글의 법칙’을 “적절하게 섞었다”며 논란이 됐다. 또 JTBC ‘꽃탕’은 30∼40대 남녀들이 짝을 찾는다는 내용으로 중년판 ‘짝’으로 통하고, 60세 이상의 남녀들의 짝짓기 프로그램인 MBN ‘마파도’는 실버판 ‘짝’으로 불린다. 출연자 연령대만 다를 뿐 이 프로그램들의 차별점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이에 각 방송사들은 “‘러브 버라이어티’라는 콘셉트는 비슷하지만, 엄연히 차별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SBS 측도 “‘짝’이 워낙 화제가 되다 보니 타 방송사에서도 그 효과를 노리며 관심을 보이는 게 아니겠느냐”며 표절 주장과는 거리를 뒀다.

앞서 KBS 2TV ‘1박2일’과 MBC ‘무한도전’도 비슷한 설정으로 오래 전부터 베끼기 논란에 휩싸였지만, 지금까지 방송사 사이에 별다른 논란과 대응은 없었다.

이처럼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표절 시비를 둘러싼 다른 시각은 표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장르 특성상 ‘포맷 차용’이나 ‘패러디’ 등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표절 시비에 대한 불감증도 드라마보다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와 예능을 같은 범주로 보기 어렵다. 표절 기준도 모호하다”면서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없다’는 말처럼 각 방송사가 비슷한 프로그램을 잇따라 선보이는 것도 하나의 관행이 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답 : ㄱ ㄴ ㄷ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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