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공식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굴욕…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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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8일 07시 00분


27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양지 파인홀에서 열린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민호, 김지원, 설리, 이현우(왼쪽부터)가 손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7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양지 파인홀에서 열린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민호, 김지원, 설리, 이현우(왼쪽부터)가 손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인기만화 원작에 아이돌가수 총출동
흥행 요건 다 갖췄음에도 불구 부진
시청률 5%대 추락…동시간대 꼴찌
“비현실적 설정…극 개연성도 없다”

인기 아이돌 가수 총출동, 베스트셀러 원작 만화, 시청률 보증수표인 ‘남장여자’ 캐릭터, 스타 연출자와 작가의 만남, 대형 기획사의 첫 야심작….

인기 드라마에 있는 흥행 공식은 전부 갖췄다. 이런 요소라면 시청률 30%를 넘겨 ‘국민드라마’ 대열에 오를 만도 한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이하 아그대)’ 이야기다.

15일부터 방송한 ‘아그대’는 7.3%의 시청률로 시작한 후, 23일 4회까지 평균 5%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하는 드라마 가운데 ‘꼴찌’다.

‘아그대’는 일본에서 1700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한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또 남장을 한 여고생(설리)이 남자체고에 위장전학을 오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다. 에프엑스의 설리와 샤이니의 민호, 제국의아이들의 광희, ‘오렌지걸’ 김지원 등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다. 또 ‘아그대’는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연출한 전기상 PD와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의 이영철 작가가 대본을 맡았다. 여기에 거대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올해 4월 인수합병한 SM C&C가 처음 제작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아그대’는 방송 전부터 관계자들 사이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 같은 흥행 요소를 모두 모아 놓고도 시청자의 외면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설정이다. 만화가 원작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몰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극중 설리가 남장을 하고 남자고교에 전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 이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남자고교로 위장 전학을 간다는 큰 이야기가 힘을 잃었다.

또 설리가 여자라는 사실을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역시 개연성이 없다는 평가다. 위험에 빠진 동성의 친구를 구하고 ‘늦어서 미안해’라고 말하며 민호가 껴안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원작은 여주인공이 남장을 들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주로 담았다면, 드라마는 방송 4회 만에 설리가 여자라는 사실을 드러내며 멜로 관계를 부각시킬 예정이다. 제작사 관계자는 27일 “원작의 장점을 드라마에서 그대로 살리는 과정에서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서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극의 개연성을 살리기 위해 설정을 보강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드라마 촬영현장 공개에서 민호와 설리는 “시청률에 대해 아쉽기는 하지만, 예상한 결과”라며 “시작하는 단계니 앞으로 올라 길 일만 남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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