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스러운 사투리·‘빠순이 팬덤’…50대까지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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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7시 00분


‘응답하라 1997’에서 고등학생의 풋풋한 키스신을 연기한 서인국(왼쪽)과 정은지. 사진제공|tvN
‘응답하라 1997’에서 고등학생의 풋풋한 키스신을 연기한 서인국(왼쪽)과 정은지. 사진제공|tvN
■ ‘응답하라 1997’ 인기 비결은?

‘응답하라, 복고 그리고 감성.’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라면, 안방극장에서는 ‘부산스타일’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이야기다.

‘응답하라 1997’은 199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한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사랑을 담았다. 얼핏 ‘추억을 담은 청소년 드라마’일 것 같은 이야기가 첫 방송 후 동시간대 케이블채널 시청률(최고 4.56%) 1위를 기록하는 등 1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층의 시청자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 ‘까리 뽕쌈하네∼’

최근 안방극장에서는 때 아닌 ‘연기자 사투리 논란’이 일었다. 어설픈 경상도 사투리 연기로 일부 연기자가 시청자의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응답하라 1997’은 이런 논란을 보란 듯 비웃으며, ‘사투리 모법 답안’ 드라마로 통하고 있다. 극중 정은지와 서인국 등이 또래들과 주고받는 구성지고 찰진 사투리는 시청자의 귀에 ‘착착’ 꽂힌다. 특히 ‘까리 뽕쌈하네’(멋있다) ‘까대기 치지 마라!’(꼬리치지 마라) ‘고마 윽수루∼’(상당히) ‘똑띠 해라이∼’(똑바로 해라) 등은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이후 새로운 ‘부산’ 유행어가 됐다.

그 힘은 배우들의 맛깔진 연기 덕분. 물론 많은 출연진이 부산 등 경상도 출신이다. 정은지, 인피니트의 호야와 이시언, 이일화 등은 부산, 서인국은 울산 출신으로 흠 잡을 데 없는 사투리 연기로 드라마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 ‘빠순이를 아시나요?’

극중 정은지가 연기하는 성시원은 일명 ‘H.O.T 빠순이’다. ‘빠순이’는 모든 일을 제쳐 두고 스타를 쫓아다니는 여학생을 일컫는 속어, 그렇다고 ‘열혈 팬’이라고만 단정하기에는 2% 부족하다. 성시원은 1997년 당대 최고의 인기 스타이자 ‘1세대 아이돌’ HOT를 쫓아다니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한다. 또 자신을 ‘안승부인’(안승호 부인)이라 지칭하고, 부산 지역의 팬클럽 임원이 되어 친구들 사이에서 우상으로 떠오른다. 이 같은 모습을 통해 당시 HOT와 젝스키스로 양분된, 광적이고 가장 뜨겁던 팬덤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 DDR, 삐삐, PC통신 등 ‘깨알 소품’

극중 ‘깨알같이’ 등장하는 다양한 소품과 이를 활용한 에피소드도 웃음 포인트다. 삐삐, PC통신, DDR, 브로마이드, 카세트테이프, 다마고치(휴대용 전자 애완동물) 등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머릿속에서 잊혀진, 그 시절이 추억으로 향수를 자극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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