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로 본 새 영화] 영웅의 무거운 액션 서사 ‘다크나이트 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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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8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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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개봉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한 장면.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19일 개봉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한 장면.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진실은 감춰졌고 그렇게 8년이 흘렀다.

어둠의 도시 고담시의 악당 조커가 죽고 8년 뒤. 검사 하비 텐트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기로 선택한 배트맨(크리스찬 베일)은 목발에 의지해 자신의 저택에서 은둔 생활을 한다. 고든(게리 올드만) 경찰청장과 ‘고담시의 평화’를 위해 맺은 약속 때문이다.

한동안 조용했던 고담시는 아이언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악당 베인(톰 하디)이 나타나면서 다시 혼돈에 빠진다.

혼란은 거세다. ‘전쟁’이자 ‘혁명’이다.

의문의 여자 셀리나 카일(앤 해서웨이)의 습격으로 악의 존재를 눈치챈 배트맨은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젊은 형사 존 브레이크(조셉 고든 레빗)의 방문을 받고 다시 검은 날개를 어깨에 달기로 결심한다.

이번 상대는 만만치 않다.

베인은 강력한 힘으로 배트맨을 단숨에 제압하고 고담시를 점령해 나간다.

어둠의 기사(다크 나이트)가 돌아왔다. 19일 개봉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다.

●STRENGTH(강점)…그 이름만으로 위협적인 존재
굳이 강점을 꼽을 필요는 없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라는 제목이 이 영화의 처음이자, 끝이다.

2005년 ‘베트맨 비긴즈’로 시작한 시리즈는 2008년 ‘다크나이트’로 이어졌고 4년 만에 마지막 이야기로 영웅 서사시의 막을 내린다. 도입은 웅장하고 결말은 장엄하다.

앞선 두 편을 통해 영웅의 이면에 주목했고, 화려한 ‘성공담’보다 은둔자에 가까운 평화의 수호자로 배트맨을 그렸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번에도 그 길을 벗어나지 않는다.

고담시에서 벌어지는 선·악 대결은 혁명을 꿈꾸는 자들의 전쟁으로 그려진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이 시리즈가 다른 할리우드 영웅 영화와는 ‘노선’이 다르다는 사실을 가장 적극적으로 드러낸 대표작이다.

앤 해서웨이, 톰 하디, 마리옹 꼬띠아르, 조셉 고든 레빗까지 혼자서도 영화 주연을 거뜬히 맡을 스타들이 ‘조연’으로 참여해 ‘배우 보는 맛’도 상당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명 배우 여러 명을 캐스팅해 그들이 내뿜는 매력을 다듬어 견고하게 완성한다. 이는 크리스퍼 놀란 감독이 전작 ‘인셉션’에서도 선택한 방법이다.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다크나이트’까지는 공동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던 ‘거장’ 한스 짐머가 이번엔 혼자 웅장한 사운드를 만들었다. 각각의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바뀌는 음악은 이 영화가 관객의 감성을 더 빨리 자극하는 확실한 힘이다.

● WEAKNESS(약점)…무겁고도 어둡다
묵직하다. 영화 제목에서 주인공 배트맨의 이름을 빼고 ‘어둠의 기사’를 써넣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야기는 무겁고 배트맨의 처지는 어둡다.

‘고난 뒤 터지는 한 방’을 흥행 공식으로 택해온 할리우드 영웅 영화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지루할 가능성이 있다.

어릴 때 눈앞에서 부모를 잃고 ‘억만장자 고아’가 된 브루스 웨인의 고뇌와 성장에 주목한 건 ‘다크나이트’ 시리즈가 관객의 뜨거운 지지를 받은 이유였다.

하지만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배트맨의 고뇌에 집중하지 않는다. 오히려 젊은 형사 존의 성장기에 치중한다. 배트맨의 오랜 팬들에게는 일종의 배신감이 들 수 있는 상황.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고, 영웅이 가면 또 다른 영웅이 나타난다는 걸 ‘머리’로 이해해도 ‘가슴’으로 공감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서 1, 2편을 보지 않았다면 이야기와 인물 간 상황을 완벽히 이해하기 상당히 어렵다. 불친절한 영화란 의미다.

● OPPORTUNITY(기회)…액션 그리고 액션
164분의 상영 시간 가운데 절반 분량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했다. 아이맥스 스크린으로 봐야 이 영화가 가진 진짜 힘을 느낄 수 있다. 스크린을 채우는 광활한 대지와 화려한 대도시는 아이맥스 촬영으로 한껏 힘을 낸다.

영화 도입부를 장식하는 항공 액션 장면은 ‘압도적’이다.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촬영한 공중 액션은 광활한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잔혹한 범죄의 시작을 알린다.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

배트맨이 돌아온 뒤 처음 벌이는 도로 추격신도 손꼽을 만하다. 숨이 가뿐 추격전을 ‘지켜보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느낌이 강하다. 마치 배트맨이 모는 ‘배트포드’를 탄 기분.

하지만 첫 시사회 직후 ‘다크나이트’의 액션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 THREAT(위협)…한국영화 협공
‘대전’이다. 예상보다 치열한 스코어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앞뒤로 조이는 한국영화 두 편의 공세가 무섭다. 4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연가시’와 25일 개봉하는 ‘도둑들’이다.

‘연가시’는 흥행에 탄력이 붙은 데다 가족관객이 빠르게 늘고 있어 본격적인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더 많은 관객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도둑들’ 역시 첫 시사회 직후 호평이 이어지는 상황. 특히 김윤석, 전지현, 김혜수, 이정재 등 쟁쟁한 배우들의 매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과 비교해 20대 초·중반 관객들에겐 다소 낯선 이야기란 점도 흥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가시’의 산을 넘는다고 해도 새로운 산 ‘도둑들’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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