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의 큰 눈, 음침한 복도…공포영화의 모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9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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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줄기가 오싹한 피서, 공포영화 시즌이 돌아왔다. 이달에는 '키드넵: 한밤의 침입자'(5일) '두 개의 달'(12일) '엑소시즈머스'(19일) '무서운 이야기'(26일)가 차례로 개봉한다. 다음 달엔 '피라냐 3DD' '포제션: 악령의 상자' 등이 더위 사냥에 나선다.

'두 개의 달'은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를 표방한 고스트픽쳐스의 첫 작품. 고스트픽쳐스는 매년 공포물 한편 씩을 제작할 계획이다. '두 개의 달' 시나리오를 쓴 이 회사 이종호 공동대표는 '분신사바'(2004년)의 원작소설인 '모녀 귀'와 '이프' '귀신전' 등 10여 편을 쓴 공포소설 전문작가. '아내가 결혼했다'(2008년)를 제작했던 주필호 공동대표가 이 대표와 의기투합했다. 영화를 연출한 김동빈 감독은 '링'(1999년) '레드아이'(2004년)에 이어 세 번째 공포물을 지휘했다. 알아야 더 재미있는 법. 전문가인 이들의 도움을 받아 '공포영화의 모든 것'을 5개 키워드로 정리했다.

●캐스팅과 로케이션

여배우들은 광고 등에 악영향을 우려해 공포영화 출연을 꺼린다. 여배우 캐스팅의 첫째 조건은 큰 눈. 눈으로 공포감을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흰자위가 클수록 좋다. '두 개의 문' 주연인 박한별은 '여고괴담3' '요가학원'에 이어 공포영화에 세 번째 출연했다. 촬영지로 폐가를 찾는 것은 옛말. 음침한 복도를 갖춘 건물이 제격이다. '여고괴담' 등 수많은 작품에 등장한, 탈출구 없는 복도는 공포물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다.

●유형

미스터리, 원혼, 화면 가득 피를 튀기는 스플래터(Splatter Moive) 영화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미스터리는 비밀을 서서히 벗기는 유형. 관객이 공포의 실체에 점차 다가가게 해 마지막에 가장 큰 공포를 안긴다. 장자크 아노 감독의 '장미의 이름', 알란 파큘라 감독의 '펠리칸 브리프' 등이 있다. 원혼 영화는 '전설의 고향'처럼 귀신을 등장시키는 영화다. 스플래터 무비는 말 그대로 연쇄살인마 등이 등장해 살육이 난무하는 작품이다.

●나라별 선호도

미국은 좀비(살아있는 시체)영화와 스플래터 무비에 열광한다. 팝콘을 들고 낄낄거리며 시체 머리를 잘라 축구하는 장면을 즐긴다. 동양에서는 시신 훼손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이런 장면은 금기다. 유럽은 '드라큘라' 같은 고딕 호러 무비를 선호한다. 고성(古城) 등을 등장시킨 역사물이 주류다. 한국과 일본 등 동양은 전통적으로 원혼공포를 좋아한다. '링' '주온' 등이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

●트렌드

국내 공포영화는 1990년 초까지 권선징악의 스토리를 담은 원혼 공포가 주류를 이뤘다. '월하의 공동묘지'(1967년) '월녀의 한'(1980년) '여곡성'(1986년) 등이 이 시기에 제작됐다. 1994년 제작된 '구미호'에서는 특수효과가 한 단계 진화했다. 교육현실을 비판한 '여고괴담'(1998년) 이후에는 사회 문제를 결합한 공포영화가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멜로와 호러를 결합한 '오싹한 연예'(2011년) 등이 등장했다.

●추천작

외국영화는 '사이코' '식스센스' '샤이닝'을 추천한다.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는 스릴러 영화의 효시로 불린다. 샤워장 살인 장면은 좁은 공간에서 편집과 음향효과를 활용해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식스센스'는 스릴러와 동양의 원혼공포를 결합한 새 유형을 선보였다. 한국영화는 '여고괴담' '장화홍련' '폰'이 볼 만하다. 1998년 나온 박기형 감독의 '여고괴담'은 공포물을 대중화한 기점이 됐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홍련'은 세련된 미장센(영상미)과 반전이 돋보인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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