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진 그들, 또 한번 가요계 주름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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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9일 07시 00분


17년 만에 원년 멤버로 재결성한 들국화의 전인원 최성원 주찬권(왼쪽부터)의 5월21일 기자회견 모습. 전인권은 “정말 연습 많이 했다”고 말했고, 최성원은 “순수한 소년의 마음으로 음악을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스포츠동아DB
17년 만에 원년 멤버로 재결성한 들국화의 전인원 최성원 주찬권(왼쪽부터)의 5월21일 기자회견 모습. 전인권은 “정말 연습 많이 했다”고 말했고, 최성원은 “순수한 소년의 마음으로 음악을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스포츠동아DB
■ 들국화·R.ef·공일오비…추억의 인기그룹들 속속 컴백

‘록 전설’ 들국화 17년만에 재결성
내달 전국투어 예매분 매진 화제

댄스그룹 R.ef 8월 새앨범 준비
불혹 멤버들, 아이돌과 차별화 관건

공일오비, 객원가수 영입 신곡 발표
90년대 감성+신선한 사운드 주목


1980∼90년대 전성기를 누리던 그룹들이 잇달아 재결성해 돌아오면서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록밴드 들국화와 댄스그룹 R.ef, 프로듀서 그룹 공일오비가 관심의 주인공들. 긴 세월 공백을 거쳐 최근 재결성했거나 컴백하는 ‘추억의 그룹’들이다.

1980년대 큰 인기를 얻었던 들국화는 전인권과 최성원, 주찬권 등 원년 멤버 3인으로 17년 만에 재결성해 7월 전국투어를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나선다. 이후 새 음반도 발표할 예정이다. 1998년 해체됐다 2004년 일시 재결성해 디지털 싱글을 냈던 1990년대 인기 댄스그룹 R.ef는 8년 만에 이성욱, 성대현, 박철우 등 원년 멤버가 다시 모여 8월 새 음반을 발표한다. 1990년대 세련된 음악으로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얻었던 공일오비 역시 6년 만에 신인 객원가수를 직접 발탁해 5월30일 신곡 ‘렛 미 고’를 발표했다.

프로듀서 그룹 공일오비(015B).
프로듀서 그룹 공일오비(015B).

댄스그룹 R.ef.
댄스그룹 R.ef.

● 이름만으로도 반가운 그룹들…차별화가 성공의 관건

이들은 재결성 소식만으로도 반가움을 주는 이름들이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들의 댄스음악이 가요계를 점령했고, 대형 기획사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실에서 이들은 어떤 음악을 내놓을까. 또 실제 컴백했을 때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우선 이들의 새 음악은 과거 음악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팬들 역시 이들로부터 파격적인 실험을 기대하기보다는 과거 자신들을 사로잡았던 ‘그때 그 시절’의 감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성은 전성기 시절의 것을 살리되 현재의 트렌드에 맞는 옷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5월30일 나온 공일오비의 신곡 ‘렛 미 고’가 “19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장르를 추구했다”는 소속사 엠브로 측의 설명처럼 1990년대 감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으면서도 사운드면에서는 새로운 감각이 돋보인다.

R.ef 역시 새 음반에서 과거 큰 사랑을 받았던 요소를 충분히 살린다는 계획이다. R.ef 소속사 아우라엔터테인먼트 측은 “멤버들은 자신들 특유의 색깔에 현 시대의 트렌드를 조화시켜 남성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낼 예정이다. 멤버들 모두 데뷔할 당시의 초심으로 열심히 앨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기억해 주고 기다려 준 팬들에게 좋은 음악과 활동으로 보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멤버들이 모두 불혹의 나이가 된 댄스그룹이어서, 꽃미남 외모에 화려한 퍼포먼스, 자극적인 음악을 앞세운 요즘 아이돌 가수들과 어떻게 차별화하느냐가 재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들국화는 현재 새 앨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발표 시기는 미정이다. 전인권은 5월 말 열린 재결성 기자회견에서 “유튜브로 전 세계가 보고 있는 만큼,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음악을 만들겠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들국화의 공연은 벌써부터 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고 있다. 5월 말 예매를 시작한 전국투어 대구 공연과 서울 공연은 예매 시작 30분 만에 1차 판매분이 매진됐다. 긴 공백과 대마초 흡연 그리고 건강이 좋지 않아 ‘기량이 예전만 못할 것’이란 우려를 자아낸 전인권은 재결성 기자회견에서 홀리스의 ‘히 에인트 헤비, 히즈 마이 브라더’의 한 소절을 불러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 후배 로커 임재범이 작년 MBC ‘나는 가수다’ 출연 이후 크게 주목받은 것도 들국화에겐 좋은 징조가 될 듯하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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