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절절한 이별노래 내 얘기? 하하, 애정전선 화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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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3일 07시 00분


첫 솔로 정규 앨범 ‘섬싱 뉴(Something NEW)’로 오랜 만에 가수로 활동을 재개한 빅마마의 멤버 이지영.
첫 솔로 정규 앨범 ‘섬싱 뉴(Something NEW)’로 오랜 만에 가수로 활동을 재개한 빅마마의 멤버 이지영.
■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티스트…‘빅마마’ 이지영의 ‘섬싱 뉴’

4명의 ‘빅마마’로 다시 노래?
글쎄요 당분간은 어려울 수도…

노래 부르기 지겨운 날엔 그림 그려
이번 앨범 재킷의 ‘나무’도 제 작품이죠


앞으로 그녀들이 함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기는 당분간 어렵게 됐다. 귀가 뻥 뚫릴 정도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여성그룹의 선두에 섰던 여성 4인조 그룹 빅마마. 최근 팀 해체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서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멤버 중 한 명인 이지영은 솔로 가수로 행보를 시작했다.

첫 솔로 정규 앨범 ‘섬싱 뉴(Something NEW)’로 오랜 만에 가수활동을 재개한 이지영. 물론 솔로 활동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디지털 싱글 두 장을 발표했지만, 그의 표현대로 “손에 잡히는 앨범”으로 팬들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년의 공백기 끝에 다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설렘도 잠시, 8년을 함께 해온 그룹이 사실상 해체된다는 소식에 적지 않이 마음앓이를 했다.

“법적 운운하며 자극적인 기사가 인터넷에 도배되는 것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이런 식으로 빅마마의 이름이 거론되는 게 속상하고요. 사람들은 전후좌우 자세한 이야기를 모르고 떠도는 이야기만 듣고 ‘문제가 있구나’라고 생각하잖아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겠고, 만약 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알아주지 못할 텐데…, 그냥 원만하게 해결 됐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빅마마의 이름으로 다시 네 명이 함께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하자, 이지영은 “글쎄요. 지금으로 봐서는 당장은 어렵고,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내 속상한 마음을 뒤로 하고 “다 괜찮아지겠죠”라고 따뜻하게 여유로운 표정으로 웃는다. 이지영의 여유로움은 공백기 동안 홀로 떠난 여행에서 얻은 자유로움이었다.

“쉬면서 곡 작업도 하고 여행도 많이 다녔어요. 여행을 좋아해서 지난해에는 터키 여행에 관한 책도 냈고요. 여행은 여럿이 함께 가도 좋지만, 혼자만의 여행은 여러 가지를 느끼게 해줘요.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이죠. 8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활동을 멈추니까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무작정 떠났어요. ‘나는 뭘까’하는 사춘기 시절 답도 없는 문제들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네요. 나 안에 있는 것들을 비우고, 그 공간을 새로운 것들로 채울 수 있는 선물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 여행의 여운 그대로 담긴 첫 앨범…담백하고 여유 있는 노래들

그 여행의 여운이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담겼다. 보사노바 풍의 ‘여행을 떠나자’ ‘사랑하기 좋은 계절’ ‘여그리나’와 어쿠스틱 버전의 삼바 곡으로 편곡한 ‘오버 더 레인 보우’ 등 들으면 기분이 한결 상쾌해지는 곡들이다.

“편안하게 부르려고 노력했어요. 빅마마 때는 기교와 애드리브도 많이 들어가 꽉찬 분위기였잖아요. 이번엔 그런 것들을 모두 빼고, 담담하고 담백하게 불렀죠. 힘을 뺀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가사 전달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타이틀곡 ‘오늘도’는 인기 작곡가 윤일상이 쓴 곡이다. 남자와 이별한 후 그를 미워하면서도 보고 싶은 마음에 오늘을 채울 수 없다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가사가 신선하더라고요. 20대는 소화할 수 없는 가사에요. 하하하. 성숙의 시기를 겪고 나니까 감정 이입이 잘되더라고요. 이제는 담담하게 시간이 지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되는 일 같아요. 빅마마 일도 ‘그렇구나’ 하게 되더라고요. 노래는 이별의 아픔을 애절하게 부르지만, 4년째 열애중인 남자친구와는 아무런 문제없어요.(웃음)”

이지영의 앨범 재킷에서 눈에 띄는 것은 펜으로 그린 나무다. 보통 가수들의 얼굴을 담은 재킷과 사뭇 다르다.

“제가 그렸어요. 제목을 굳이 붙이자면 ‘기도하는 날’ ‘생명의 나무’ 정도 되겠네요. 노래 부르기도 지겹고 답답한 마음이 들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그림을 그려요. 제대로 갖춰놓고 그리는 게 아니라 색연필이나 펜으로 쉽게 그리는 거죠. 그림으로 위안도 얻고 마음의 안정도 찾아요. 그림이 많이 모이면 나중에 조촐하게 전시회도 해보고 싶어요.”

이정연 기자 (트위터 @mangoostar) annjoy@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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