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참한 여자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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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7일 07시 00분


■ ‘적과의 동침’ 김주혁 즐겁게 살기 프로젝트

마흔살 김주혁
‘여자 좀 소개해 달라’
결혼도 하고 예쁜 딸 낳아서
담백하게 살고 싶다

영화 ‘적과의 동침’으로 새롭게 관객을 만난 김주혁은 잇따른 작품 출연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찾고 있다. 김주혁의 온화한 미소가 유난히 멋져보인다.
영화 ‘적과의 동침’으로 새롭게 관객을 만난 김주혁은 잇따른 작품 출연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찾고 있다. 김주혁의 온화한 미소가 유난히 멋져보인다.
“새로운 일을 하는 게 곧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

배우 김주혁이 쉴 틈 없이 달리고 있다. 지난해 영화 ‘방자전’으로 흥행의 단맛을 본 뒤 한창 뜨거웠던 여름, ‘적과의 동침’의 포연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다시 ‘투혼’으로 야구선수의 치열한 경쟁과 절망 뒤 희망을 찾아나서더니 이번엔 로맨틱 코미디 영화 ‘커플즈’의 촬영을 앞두고 있다.

그러고 보면 그는 거의 2년 가까이 쉬지 않았다. “시기적으로 조금씩 겹쳤을 뿐”이라면서도 “새로운 일에 빨리 뛰어드는 게 차라리 에너지를 채워가는 좋은 방법이다”는 말에 작은 열정이 묻어난다.

이처럼 쉴 틈 없는 와중에 김주혁은 4월27일 영화 ‘적과의 동침’(감독 박건용·제작 RG엔터웍스)의 개봉을 맞았다. 한국전쟁 시기, 한 마을에 스며든 인민군과 순박한 마을 사람들이 나누는 인간애를 그린 영화 속에서 김주혁은 인민군 장교 역을 맡아 연기를 펼쳤다.

김주혁은 ‘적과의 동침’에 대해 “전체적으로는 비극이지만 이를 희극적으로 풀어냄으로써 슬픔의 느낌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 관객은 그래서 더욱 현실적인 이야기를 받아들일 것이다”고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작품을 선택할 때 “(시나리오가)고민을 하고 쓴 것인지 아닌지는 눈에 확연히 보인다”고 했다. 사람을 관찰하고 들여다보는 배우로서 ‘직업적 버릇’을 여전히 갖고 있다.

그는 “만나는 사람들을 뚫어지게 관찰한다. 그래서 이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 알 것 같다”며 웃는다. 이 ‘직업적 버릇’은 연기 생활 10여년 만에 “몸에 뱄다”며 “상대의 전반적인 일관성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배우는 자기 속에서 무언가를 펼쳐내 보이는 것이지 흉내를 내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무언가를 펼쳐내”기까지 배우는 자신의 그릇을 “좀 더 크게 만들어갈 뿐”이며 “허세는 없다”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지금 그릇은 어떤가.

김주혁은 “어쩌면 연기를 시작할 때가 지금보다 편안하고 행복한 게 아니었나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일상의 자유로움 등 측면에서 그렇다는 말이다”고 부연하는 그는 “처음 일할 때 받았던 100만원이 그땐 왜 그리 크게 보였는지 모르겠다”면서 “알고나니 더 괴롭더라고 많은 걸 모르고 살면 더 편할 수도 있지 않을까” 되묻는다.

그래서 “지금, 재미있게 사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내게도 상을 주자”고 마음먹었다. 집안에서 혼자 ‘시체놀이’를 하며 평탄한 일상을 살아왔다면 “이젠 이렇게 40대를 보낼 순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10년 동안 여행 한 번 가지 않았던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 벗어나는 일상 속에서 연애는 또 어떨까.

“여자 좀 소개해 달라.”

미소를 지은 뒤 김주혁은 “사실 결혼도 하고 싶다. 아니 어쩌면 딸을 낳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면서 “만일 내가 결혼해 딸을 낳는다면 그 아이는 정말 ‘공주’가 될 거다. ‘공주’로 키울 거다”면서 환하게 다시 한 번 웃는다.

배우로서 온갖 교차하는 감정과 일상을 스크린 안에서 살아온 그이지만 정작 자신의 현실과 일상은 그렇지 않은 듯, 일직선의 평탄하고 평면적인 것이었다는 김주혁. 그는 지금 쉴 틈 없이 달려가면서도 그 일상과 현실의 더욱 적극적이고 더욱 변화무쌍한 무엇인가를 설계하고 있는 듯 보였다.

연기생활을 통해 사람을 관찰하고 들여다보는 ‘직업적 버릇’을 갖게 된 것처럼, 그는 그렇게 설계한 일상을 더 많은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은 바람으로 그 설계도를 세밀히 그리고 있는 게 아닐까.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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