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5년만에 안방극장 찾은 김재원…살인미소는 나이도 안먹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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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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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주말드라마에 출연한 ‘살인 미소’ 김재원은 “요즘 신인처럼 일한다”며 활짝 웃었다. 다즐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랜만에 주말드라마에 출연한 ‘살인 미소’ 김재원은 “요즘 신인처럼 일한다”며 활짝 웃었다. 다즐엔터테인먼트 제공
새하얀 얼굴…, 선한 반달눈…. 치아 10개가 드러나며 활짝 미소가 번진다. 탤런트 김재원(30)은 얼굴 가득 봄을 안고 있었다. 2002년 드라마 ‘로망스’로 장안의 여심을 녹였던 ‘살인미소’의 귀환이다.

1월 제대하고 최근 MBC 주말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이하 내마들)로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재원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한 회 한 회 대본을 받을 때마다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내마들’은 그가 ‘황진이’(KBS2) 이후 5년 만에 출연한 국내 작품이다. 2009년 촬영한 중국 드라마 ‘첫사랑’ 이후로는 2년 만이다.

그가 연기한 차동주는 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을 잃었지만 그룹의 후계자로 살아남기 위해 장애를 숨기는 복잡한 역할이다. 맑고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지만, 장애를 겪으며 점점 차갑게 변하고 만다. 그런 그 앞에 지능지수가 일곱 살밖에 안 되는 아버지 봉영규(정보석)와 사는 씩씩한 여자 봉우리(황정음)가 나타난다.

“동주는 굉장히 복잡 미묘한 아이죠. 사고를 낸 의붓아버지(송승환)에 대한 미움도 크고, 수화로 표현하고 싶은데 어머니(이혜영)의 강요로 들리는 척해야 하니까 평상시에도 날카롭고 스트레스가 커요. 우리와 영규를 만나면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요.”

상대역인 황정음에 대해선 “정음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부터 봤는데 귀여운 구석이 많다”고 말했다.

“발랄하고 활력이 넘쳐요. 어떤 친구들은 자기 신만 찍고 가요. 연기는 리액션이라 자기 것만 하고 가선 안 돼요. 그런 점에서 훌륭한 친구입니다.”

지방으로 몰아치는 촬영 스케줄 때문에 싱글 침대에 잠시 눈을 붙이며 강행군 중이라는 김재원은 세간의 연기 호평에 대해 기분이 좋은 눈치였다. 촬영장 스틸이 공개될 때마다 인터넷에는 ‘회춘설’이 돌았다.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라는 김하늘의 명대사를 남긴 ‘로망스’ 시절보다 더 젊어 보인다는 것.

“글쎄요, 살이 빠져서그런 것 같아요.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게 바로 술이에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즐기다 보니 낮술도 하고…. 살이 90kg까지 찌더군요. 관리를 안 하면 이렇게 갑자기 망가질 수도 있구나 싶었죠. 상병 말기부터 천천히 뺐어요. 지금은 184cm에 67kg인데, 여전히 다이어트 중입니다.”

“어른 같이 무게 잡고 폼 잡는 역할이 아닌데…. (웃음) 어린 동주의 맑은 톤을 받아서 연기했어요. 우리 드라마는 수채화 같은, 동화 같은 드라마입니다.”

장애인과의 소통과 가족 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내마들’은 출생의 비밀, 불륜, 폭행 등을 다룬 ‘막장’ 드라마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착한’ 드라마다. 김재원은 “제목부터 뭔가 느낌이 남달랐다. 문구가 나의 마음을 꿰뚫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제목 로고도 정말 예뻤어요. 개인적으로 휴먼드라마를 좋아해요. 보고 나면 내 주변을 따뜻하게 챙길 수 있는 그런 작품. 폭력적인 작품이 인기를 끄니 툭하면 살인이고, 불륜이고…. 청소년들은 보고 뭘 배우겠어요? 안타까워요.”

그는 ‘내마들’로 실업자를 면했다고 말했다. 친한 감독의 모친상에 갔다가 방송 관계자들을 만나 우연히 미팅 날짜를 잡게 됐고 1주일 만에 섭외가 됐다고.

“캐스팅 사실을 어머니께 말했더니 30분 동안 우셨어요. 남자들은 군대에 오면 ‘나가서 밥벌이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해요. 연예인들도 마찬가지죠. 고민 상담을 해오는 동생이 많아요. 하지만 막상 제대일이 다가오니 고민이 되는 거예요. 나가자마자 러브콜을 받았으니 감사하죠.”

데뷔 11년 차. 친정으로 돌아온 김재원은 “신인처럼 신나서 일한다”고 한다. 그는 끝으로 “청각장애인을 비롯해 장애를 가진 모든 분에게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처럼 막장이 판치는 드라마 세상에서 ‘내마들’이 큰 울림이 되길 기대해 본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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