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日정부 반발에 꼬리내린 방송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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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5일 07시 00분


1992년 ‘분노의 왕국’ 외교 갈등

대지진의 여파로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서 일본은 독도가 자국의 땅임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중학교 개정 교과서를 통해 다시 억지주장을 펼치면서 대지진 피해에 대한 안타까움과는 별개로 국민들의 반일감정도 높아가고 있다.

1992년 오늘 MBC 월화드라마 ‘분노의 왕국’(사진)에 대해 방송위원회가 ‘주의’ 결정을 내렸다. ‘분노의 왕국’은 조선의 마지막 임금 순종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었다는 가설로부터 이야기를 풀어간 드라마였다. 4월6일부터 시작된 드라마에는 아키히도 일왕의 실제 즉위식 기록필름이 삽입됐고, 조선인 청년(변영훈)이 일왕 암살을 시도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제작진은 매회 ‘픽션’임을 자막으로 공지했다.

일본 정부는 드라마 내용에 반발했다. 9일 가토 고이치 일본 관방장관은 드라마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공식 항의 방침을 밝혔다. “일왕 암살 미수 장면 묘사가 일본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고 양국 관계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주일 대사는 외무부를 항의방문했고, 주한 일본공사는 드라마 방영사인 MBC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우익단체들이 주일 한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13일에는 치외법권 지역인 요코하마 한국 총영사관에 난입하기도 했다.

MBC는 이런 일본의 항의에 대해 “창작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외교적 침해”라고 맞섰다. 그러나 방송위원회가 ‘분노의 왕국’에 대해 ‘주의’ 결정을 내림으로써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낳았다. ‘가상이 아닌 사실로 오해하게 할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정치 외교적 결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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