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키스신서 진짜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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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7일 07시 00분


1974년 안인숙 키스신 화제

안인숙(왼쪽). 스포츠동아DB
안인숙(왼쪽). 스포츠동아DB
‘스탭들까지 눈알이 휘둥구루루…. 안인숙 키스로 화제.’

1974년 오늘, 매일경제신문은 연예계 가십 기사에 이 같은 제목을 내걸었다. 영화 ‘별들의 고향’의 여주인공 안인숙(사진)이 신성일과 키스신에서 진짜 키스를 했다는 내용이다. 신문은 ‘스탭들로 하여금 ‘완전히 성숙한 안인숙’을 발견했다고 감탄하게 만든 것’이라고 적었다.

영화 ‘별들의 고향’은 이장호 감독이 연출하고 신성일과 안인숙이 주연해 흥행작이다. 당시로서는 최대 흥행 기록인 서울 지역 46만5000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최인호의 원작을 영화화한 ‘별들의 고향’ 여주인공 경아는 한국 멜로영화의 전형적인 캐릭터였다. 남자에게 버림받은 뒤 호스티스로 전락한 여자의 순수하지만 비극적인 사랑, 근대화의 뒤안길에 놓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아 한국영화사에 중요한 작품으로 남아 있다.

당시 안인숙의 키스를 보도한 기사는 요즘 시각으로 보면 뉴스 가치가 없는 것이다. 그만큼 요즘 영화 속 키스신은 새로울 것 없다. 심지어 드라마 속 키스신도 요즘엔 흔하디 흔한 것이 됐다.

하지만 ‘별들의 고향’으로부터 18년이 지난 90년대 초반까지도 드라마 속 키스 신은 큰 파란이었다. 1992년 7월11일자 동아일보는 ‘키스신, 안방극장 상륙 잔잔한 파문’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드라마 속 키스신의 논란을 다뤘다. MBC 일일극 ‘일출봉’의 이효정과 곽진영의 키스신, SBS ‘두려움 없는 사랑’의 최재성과 고현정의 입맞춤 장면 등이 그 사례로 꼽혔다. 특히 1991년 히트작 ‘여명의 눈동자’ 속 최재성과 채시라의 격정적인 키스신은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사랑하는 연인의 사실적인 이야기’를 위해 키스신을 받아들일 것이냐, 그러면 어느 수위까지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논란의 핵심. 이후 자연스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이 같은 논란은 잦아들었다.

그렇다면 한국 영화 최초로 키스신이 등장한 작품은? 1954년 한형모 감독의 ‘운명의 손’이다. 약 2초 정도 남녀의 입이 스치는 장면이 그 효시로 꼽힌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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