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 방시혁 “내 입이 까칠하다고요? 알고보면 ‘따도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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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5일 07시 00분


■ 독설과 달변 사이…‘위탄’ 심사위원 방시혁, 그의 이유있는 항변

‘까도남’ 오해2
① 가수 지망생 가슴에 비수꽂는 독설?
② 독설 심사하고 발 뻗고 잔다?

‘따도남’ 해명2
① 노골적인 표현 오해…젠틀하게 한건데
② 녹화하곤 꼭 술…이동미 탈락 맘 아팠다

‘위대한 탄생’ 출연자 중 권리세에 애정을 보였던 방시혁은 “예쁜 목소리를 가졌고, 그 목소리에 맞는 외모를 갖췄다. 음악에 대한 열정도 상당하다”고 칭찬했다.
‘위대한 탄생’ 출연자 중 권리세에 애정을 보였던 방시혁은 “예쁜 목소리를 가졌고, 그 목소리에 맞는 외모를 갖췄다. 음악에 대한 열정도 상당하다”고 칭찬했다.
“이런 태도로는 절대 가수 못해요.”

“기성의 한국 래퍼들과 비교할 때 (실력이)많이 떨어지거든요.”

음악 프로듀서이자 작곡가인 방시혁(39)이 그동안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에서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했던 말들이다. 저마다 힘든 여건에서도 가수의 꿈을 버리지 않고 오디션에 도전했던 출연자들에게는 가슴 아프고 꿈을 짓밟히는 듯한 ‘무자비한’ 말들이다.

하지만 방시혁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참가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이처럼 가슴에 꽂는 비수 같은 심사평으로 인해 그에게는 ‘독설가’란 꼬리표가 새로 생겼다.

23일 방시혁을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인터뷰에서 방시혁은 남의 약점을 짚어내는 독설가가 아닌 자신의 가치관과 철학이 분명한 달변가였다.

● “독설? 나름 굉장히 젠틀하게 하고 있는데”

방시혁은 “독설은 악의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자신의 평가는 사전적 의미에서 ‘독설’은 아니라 했다.

하지만 그는 “대중은 설득되는 존재가 아니기에 대중이 그렇게 부르면 굳이 항변하지 않겠다”면서도 “나 같은 캐릭터가 대중 앞에 나타나 독설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계기를 만든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했다. “‘저 녀석의 독설이 처음엔 재수 없었는데 프로그램 중반쯤 오니 어떤 뜻인지 알겠다’는 분들이 꽤 늘어난 것 같다. 독설이란 단어가 그렇게 사회 안에서 외연을 넓히고, 그 역할을 함으로써 사람들이 독설에 대해 편해 한다면, 또 어떤 상황에 대해 냉정하고 진지하게 평가하는 것이 꼭 나쁜 뜻은 없다는 걸 사람들이 이해한다면 내 역할을 한거다.”

방시혁을 잘 아는 지인들은 그가 ‘위대한 탄생’에서 보여주는 ‘독설’은 실제 자신의 가수들에게 하는 것보다는 훨씬 약하다고 입을 모은다. “오디션 출연자들은 아직 나와 애정관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사실에 기반을 두고 얘기한다. 연습생이나 회사직원 등 신뢰가 존재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살벌해진다. ‘위대한 탄생’에서 심사위원의 권위에 의존해서 하는 것이라 세게는 말 못한다. 잘 들어보면 언성을 높이거나 감정적으로 얘기한 적은 없다. 나름 굉장히 ‘젠틀’하게 얘기한다. 다만 표현들이 방송에서 다른 사람들이라면 쓰지 않을 노골적인 것이라 그럴 뿐이다.”

● “아이돌의 대부? 그들의 실력을 존중하는 것”

방시혁에게는 ‘독설가’ 이전에 ‘아이돌의 대부’란 별칭이 있다. 2AM 등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을 만들고, 평소 아이돌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발언으로 생긴 것이다. 그는 이것 역시 오해가 있다고 했다.

“아이돌 음악을 만든 건 god 이후 2AM이 처음”이고, 그 사이에 꼽자면 “굳이 비의 음반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이돌 옹호 발언도 “무조건 비난하지 말고 그들이 잘하는 것은 인정하자”, “지드래곤을 작곡가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그의 재능에 대한 모독이다”, “동방신기는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그룹” 등 딱 세 번뿐이었다고 했다.

“세상의 모든 담론들이 공평해야 되지 않느냐. 아이돌을 비난하는 이유는 알겠는데, 정확히 따지면 그들이 무슨 죄냐? 산업 시스템이 그런 것이다. 내 말이 극단적으로 들리는 이유는 사회가 반대 극단에 너무 치우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내 독설도 그렇다. 두루뭉술하게 사는 것만이 아름다운 게 아니다. 중요하고 엄정해야 될 순간들에는 냉정하게 서로 상처될 걸 알면서도 말하고 그걸 쿨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세상을 평화롭게 만든다. 그걸 내가 깨 불편했던 것 같다. 우리 사회가 너무 일촌적 관계여서, 나처럼 말하면 안 되는 것으로 돼 있다. 아이돌이 만든 한류가 동유럽, 중남미까지 확산되고 있다.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아이돌 문화를 그냥 좀 즐겼으면 좋겠다.”

● “못생긴 패러디, 누리꾼들 센스 만발…재밌더라 하하”

방시혁은 23일 미투데이에 올린 동네 목욕탕 사진이 인터넷서 화제가 됐다. 그가 목욕탕 거울을 보며 찍은 장난스런 사진은 독설가, 까도남의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다이어트로 현재 약 30kg를 감량했다. ‘위대한 탄생’ 녹화를 마치고 나면 꼭 술을 마시게 된다고 했다. 탈락시켜야 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이다. 집에 가면 탈락자들이 떠오르고, 특히 4일 방송에 나온 이동미의 경우에 특히 심했다. 그래서 최근 3개월은 체중감량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에서의 ‘엄정한’ 심사평 탓에 ‘안티’라는 부작용도 생겼다. 출연자들을 바라보는 표정, 즉 눈을 반쯤 뜨고 흰자위가 살짝 드러나는 모습이 공격 대상이다.

“나에 대해 못생긴 패러디가 많이 나왔다. ‘눈 똑바로 떠’라는 댓글, 못된 곰을 그려놓고 나와 닮았다고 하는 것, ‘방시혁은 눈이 뒤집히면 불합격, 입술이 올라가면 합격’ 이런 글을 보면 ‘정말 누리꾼들 센스 만발이다’는 생각이 들고, 그냥 재미있더라. 하하.”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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