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정은채 “몰래 울던 화장실서 사인공세 꿈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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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6일 07시 00분


■ 영화 ‘초능력자’로 뜬 정은채

영국 유학생활 접고 연기 꿈 도전
힘들어 화장실·버스서 울때도…
‘초능력자’후 팬들 부쩍 행복해요

8년간의 영국 유학을 접고 연기자로 나선 신예 정은채는 스크린 데뷔작 ‘초능력자’에 이어 ‘플레이’에도 캐스팅되며 ‘오랜 열망’인 연기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8년간의 영국 유학을 접고 연기자로 나선 신예 정은채는 스크린 데뷔작 ‘초능력자’에 이어 ‘플레이’에도 캐스팅되며 ‘오랜 열망’인 연기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업(業)인걸요! 괜찮습니다.”

영화 ‘초능력자’로 낯익은 배우 정은채는 오전에 잡힌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를 위해 이른 시간부터 준비를 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이 역시 자신의 일임을 알고 있었다.

강동원, 고수와 함께 ‘초능력자’의 극장 무대인사를 다니며 비로소 배우가 됐음을 체감하고 있는 듯한 정은채는 한 음료CF로 대중을 처음 만났다. 하지만 온전한 연기는 ‘초능력자’가 처음이다. 그녀는 ‘초능력자’ 강동원에게 희생당하는 전당포 사장의 딸 역을 연기하며 신선한 이미지를 발산했다.

이렇게 연기자로 나서기까지 정은채는 참 먼 길을 홀로 달려왔다. 중학교 1학년을 마치자 부모는 그녀가 어릴 적 잠시 머물렀던 영국으로 공부를 위해 떠나라고 했다. 이후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예술대에서 텍스타일 디자인을 공부했지만 새록새록 자신의 가슴 속에 피어난 오랜 꿈은 휴학계를 내고 다시 한국을 향하게 했다. 고교 시절 기숙사에서 수없이 본 영화가 “막연히 좋았고” 그래서 연기가 하고 싶었다. “오랜 열망”이었다.

결국 부모의 반(半) 허락을 받고 “귀국을 선언”한 뒤 돌아왔다. 그때까지 몇 년 동안 자신을 “지켜봤다”는 그녀는 “정말 연기를 원하고 있나” 하는 의심 아닌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그럴수록 연기의 꿈은 더욱 커졌다.

고민은 일단 제쳐두기로 했다. 2008년 한국에 돌아와 현실에 부딪치며 꿈을 이루기로 한 정은채는 무작정 모 연극영화과 교수를 찾아갔다. 이미 많은 배우를 길러낸 사람이었지만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정은채를 만류했다. 배우의 길이 녹록치 않음을 이 교수가 모를 리 없었다.

정은채는 “한국에 대한 갈증,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컸던 터에 무엇보다 내 나라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가진 다짐이 잠시 무너지는 듯했다”고 했다.

그러나 멈출 수 없었다. 인터넷을 통해 오디션 정보를 얻는 등 그녀 말을 빌리면 발로 뛰었다. 방송국 화장실과 버스에서 “혼란스러운 감정”을 이기지 못해 흐느끼기도 했다.

“내 선택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노력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선택을 받아야 하는 일임을 깨달았던 때에 다가온 충격과 혼란이었다.”

정은채는 마침내 영화 ‘초능력자’의 오디션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하게 됐다. 이제는 제법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무대인사차 찾은 극장의 화장실에서 사인을 요청받기도 했다.

“노력과 운과 시기와 작품 그리고 사람이 맞아떨어져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노력 그 자체만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녀는 현재 인디밴드의 이야기를 그린 새 영화 ‘플레이’ 촬영에 한창이다. “운명이 아니라 내게 맞는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매력적인 신인은 “이처럼 가슴이 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순간순간에 가장 아름다울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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