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중단 ‘글로리아’얼굴엔 타결 바람만…

동아닷컴 입력 2010-09-02 16:22수정 2010-09-0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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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드라마 ‘글로리아’ 출연진. [스포츠동아 DB]
■ 출연료 미지급 사태…MBC 촬영거부 선언 ‘글로리아’에 가보니…

외주제작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사태와 관련해 한국방송영화공연연예인노동조합(이하 한예조)이 촬영 거부에 나선 2일 오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 배두나와 이천희, 소이현, 서지석 등 이날 녹화가 예정된 주말극 ‘글로리아’ 출연진이 오전 11시부터 모여들었다. 하지만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김영옥, 나영희, 이영하, 오현경 등 다른 연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긴장감 속에서도 낮 12시 대본 연습을 시작했다. 그 직전 KBS에 이어 SBS가 “미지급 출연료를 지급보증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키로 한예조와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아직 MBC와는 또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연습실을 가득 채운 긴장감은 일촉즉발의 위기감으로 번져갔다.

이들 앞에 김응석 한예조 위원장이 결의에 찬 얼굴로 나타났다. 그는 20여명의 출연자들에게 종영된 지 2∼3년이 지난 드라마의 출연료도 받지 못한 동료들의 고충을 전했다. 이어 “KBS와 SBS가 어려운 결심을 해 타결에 이르렀다. 덕분에 미지급 출연료도 받을 길이 생겼다”며 협상 결과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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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혹시 드라마 출연료를 받지 못한 연기자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몇 명의 연기자가 손을 들었다. 연기자들은 44억여 원의 출연료 총 미지급액과 최근 한 방송사가 ‘출연 거부자는 대본상 제외하겠다’고 대응하기도 했다는 소식에 놀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 위원장은 “촬영 거부를 강제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참여하려는 동료들을 방해하지는 말아달라.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며 연기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한예조 집행부가 연습실을 빠져 나가자 출연자들은 말을 아낀 채, 대본 연습을 마치고 촬영 리허설을 시작했다. 하지만 가라앉은 분위기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에는 한예조 집행부 간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의 대화는 방송사 드라마 출연료 문제뿐 아니라 케이블채널 드라마와 영화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까지 옮아갔다.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비단 지상파 드라마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한예조의 한 관계자는 이에 관해 “이번 사태를 통해 알게 된 사례도 여러 가지다”고 말했다.

오후 3시. ‘글로리아’ 출연자들이 모두 촬영 거부에 나선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일순 방송국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한 출연자는 절박한 목소리로 “한예조의 취지에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다”면서 “출연자 중 전작 드라마의 출연료를 받지 못한 연기자가 한 두 명이 아니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나올 때까지 촬영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날 녹화는 취소됐고 연기자들은 오후 7시께 씁쓸한 얼굴로 방송국을 떠났다. 하지만 이들의 얼굴에서는 협상 타결 소식에 대한 간절한 바람과 기대가 여전히 가득했다. 한예조는 3일 오전 ‘동이’의 촬영장을 찾아 연기자들의 촬영 거부를 독려키로 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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