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폭로·음원유출…노이즈 마케팅의 세계] “더 센 이야기 달라”…폭로에 맛들인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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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3일 07시 00분


가요계의 악동 DJ DOC.
가요계의 악동 DJ DOC.
‘라디오 스타’ ‘강심장’ ‘순정녀’ 등 스타 과거 캐묻기식 진행결국 멍석이 깔려야 재주도 부리는 것이다.

요즘 말 많은 연예인의 ‘과거사 공개’ 러시도 폭로를 환영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요구(?)하는 프로그램이 있기에 가능하다.

연예인의 이른바 ‘과거 마케팅’을 조장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현재 지상파TV에서 케이블채널까지 광범위하게 포진해 있다. 지상파TV의 경우 케이블TV 프로그램보다는 ‘공개’ 수위가 낮다. 하지만 방송 이후 해당 연예인의 발언의 후폭풍이 뜨겁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한 수 위다.

MBC ‘황금어장’의 코너 ‘라디오스타’는 출연하는 연예인에게 과거를 집중적으로 캐묻는다. 진행자인 김구라, 신정환 등은 출연자를 상대로 거침없는 질문을 던지고, 폭로를 한다.

얼마전 DJ DOC(사진)의 이하늘이 신곡 ‘부치지 못한 편지’에서 지목했다고 논란이 일었던 남자 연예인 A의 사례가 대표적. A는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과거 자신이 교제했던 여자와 이하늘, 김창렬과 얽힌 사연을 꺼냈다. 이에 대해 이하늘은 노래를 통해 방송에 나와 과거사를 왜곡했다며 A를 맹비난했다. A가 ‘과거 마케팅’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게 요지다.

연예인의 과거사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SBS ‘강심장’도 비슷하다. 경험담을 고백하고 그 내용 가운데 자극적이거나 충격적인 내용의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출연자들에게 ‘좀 더 센’ 이야기를 은근히 강요하는 구조다.

‘강심장’에서는 특히 한동안 활동을 하지 않다가 오랜만에 컴백해 얼굴을 알리는 연예인들의 발언 수위가 높다. 거리낌없이 예전에는 숨겼던 과거 이야기를 밝힌다. 90년대 인기 그룹 투투 출신의 황혜영은 ‘강심장’에서 전성기 시절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와 교제했던 일화를 밝혀 화제와 논란을 함께 일으킨 바 있다.

케이블채널 QTV의 ‘순위 정하는 여자’(이하 순정녀)와 코미디TV ‘현영의 하이힐’(이하 하이힐)은 연예인의 ‘과거마케팅’을 앞세우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발언 수위는 시청자의 예상을 초월한다.

여자 연예인들은 ‘순정녀’에만 나오면 자신의 과거를 막힘없이 털어놓는다. 연기자 강은비는 ‘순정녀’에 나와 “전 남자친구로부터 2억 원짜리 차를 선물 받았다”고 공개했고, 가수 성은은 남자친구인 LJ와의 첫 키스 때 “방귀를 뀌었다”는 민망한 말도 꺼리지 않았다.

‘하이힐’의 경우는 아예 가장 자극적인 과거사를 공개하면 고가의 명품을 선물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또한 방송을 앞두고 출연자들이 말한 내용 가운데 충격적인 과거 이야기만 골라서 따로 언론에 홍보하는 방법으로 이슈화를 시도해 적지 않은 뒷말을 낳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사진|부다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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