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 기자의 칸 편지] 구경꾼서 ‘귀하신 몸’된 한국영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5월 21일 1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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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가 열흘째가 되면서 프레스센터가 급격히 한산해졌습니다. 어제(20일 이하 현지시간)까지만 해도 오전 9시에 문을 여는 프레스센터에 들어가기 위해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줄을 섰지만, 오늘은 줄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대충’하던 보안검색이 강화됐습니다. 금속탐지기 검색은 물론 가방까지 열어보며 무기가 있는지 등을 살펴봅니다.

칸에서 한국기자는 과거 구경꾼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영화가 자주 출품되고 수상까지 하면서 일거리도 자연 많아졌습니다. 올해는 한국영화가 다섯 편이나 출품됐지요.

이럴 때 시차는 정말 최대의 장애입니다. 칸은 한국보다 7 시간 늦습니다. 칸에서 아침은 서울에서는 오후, 즉 마감시간 즈음인 것이죠. 밤늦게까지 이어진 파티나 영화인과의 술자리로 인해 두통이 심하지만, 한국의 마감시간에 맞추려면 새벽같이 일어나 프레스센터로 가야합니다. 이럴 때면 일과 시간이 20시간쯤 되는 것 같습니다.

칸의 하루가 이렇게 고달파도 우리 영화의 힘이 커졌다는 것을 느낄 때면 힘이 솟아납니다. 특히 지난번 세계의 눈이 쏠린 ‘시’의 레드카펫 때 울려 펴지던 최유나의 ‘와인글라스’는 피로를 일순 씻어주는 듯 했습니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영화제에 와야 되는 사람은 어떻게든 온다”고 말할 정도로 칸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이런 영화제에 한국기자로 취재에 나선다는 것, 몸은 고달프지만 ‘새로운 영화강국의 기자’라는 자부심으로 가슴은 벅차오릅니다.

칸(프랑스)|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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