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메이트 “소녀시대 태연, 아이유에게 곡 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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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8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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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집으로 돌아온 모던록밴드 '메이트'. 왼쪽부터 이현재 임헌일 정준일.
1.5집으로 돌아온 모던록밴드 '메이트'. 왼쪽부터 이현재 임헌일 정준일.

키보디스트 정준일(27) 기타리스트 임헌일(27) 드러머 이현재(22)로 구성된 모던록밴드 '메이트(Mate)'가 1.5집으로 돌아왔다. 2009년 4월 데뷔 후 12월 말 단독 콘서트를 연이어 매진시켰다는 소식을 전한 뒤 이어진 숨 가쁜 행보다.

컴백 소식은 TV가 아닌 라디오에서 들려왔다. 3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컴백 소식을 알리더니 17일 MBC '음악여행 라라라' 출연을 시작으로 방송 활동도 시작했다.

TV위주로 활동하는 요즘 가수들과 다르다. 특별한 전략이라도 숨어있는 것일까. 메이트를 직접 만나 물어봤다.

"방송보다 라디오를 선택한 이유요? 없어요. 그저 우리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고 음악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려고 해요."(정준일, 이하 정)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유명해지는 지름길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음악으로 알려지고 싶다"는 정석 같은 대답이 이어졌다.

▶ 소녀시대 태연, 아이유에게 곡 주고파

'메이트'는 최근 MBC FM4U '태연의 친한 친구'에서 태연과 듀엣으로 가수 박지윤의 '바래진 기억에'를 불러 화제를 모았다.

술도 담배도 못하는 세 남자. 여자 가수와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것이었다. 태연은 라이브 공연 후 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연신 미안해했지만 이들은 "아니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라고 다독였다고.

정준일과 임헌일은 각각 2005년, 2004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은상, 동상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요즘 활동하는 아이돌 가수 중 누구에게 곡을 주고 싶은지 물어봤다.

"가수 아이유에게 주고 싶어요. 라이브하는 모습을 봤는데 기타 연주, 가창력 모두 뛰어나더라고요. 지금은 발랄한 음악을 하고 있는데 감성 깊은 음악도 잘 소화할 것 같아요."(임)

"저는 역시 소녀시대 태연이죠. 소녀시대라는 그룹 안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직접 만나보니 나이답지 않게 성숙하고 가창력도 뛰어나더라고요."(정)

아이돌 그룹들의 후크송 위주로 가요계가 흘러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후크송도 좋죠. '후크'가 귀에 걸린다는 거잖아요. 그런 음악 만드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요. 단 후크송 일색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후크송도 있고 다른 음악도 존재하며 다양화되면 좋겠다 싶죠."(임)

"포커스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아이돌 그룹은 어렸을 때부터 훈련시키고 데뷔하기까지 몇 억 단위가 들어간다고 들었어요.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회사 입장에서는 돈이 돌아야 다음 앨범을 준비할 수 있는 거잖아요. 투자한 만큼 거둬야하기 때문에 빠른 성공을 해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반면 메이트는 우리가 다 알아서 하니까 돈이 얼마 안 들거든요. 천천히 느긋하게 가도 손해 보는 사람이 없어요. 하하하"(정)

▶ 드라마 영화 출연? 내 관심은 연주 뿐

드러머인 막내 이현재는 CF 모델로도 주가가 높다. 배우 권상우 이민호를 이어 모 의류업체의 모델로 서고 배우 박신혜와 화장품 CF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모델 경험이 전무한 드러머가 CF 모델로 선발된 데는 그의 이국적인 외모가 한 몫 했다.

"친할아버지가 미국인이세요. 제가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얼굴은 한번도 뵌 적이 없고 미국땅을 밟아본 적도 없죠. 외모 때문에 영어를 잘 할 것이라고 오해하시지만 실제로는 학교에서 배운 영어가 전부에요."(이현재, 이하 이)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와 조인성을 닮았다는 말이 있더라고 전하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망언'을 했다. "남자 한가인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 있어요. 저는 제가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특이한 외모라고 생각했죠."

그의 외모는 고등학생 시절 SM엔터테인먼트 직원에게 길거리 캐스팅을 당했을 만큼 눈에 띈다. "내가 너라면 드라마 영화 다 해보겠다"는 임헌일의 말처럼 다방면에 욕심을 낼 만 한데 이현재는 드럼 외에는 관심이 없다. 구기종목을 좋아하는데 부상을 입으면 드럼을 치지 못하니 운동도 웨이트 트레이닝만 한다.

운동을 무척 좋아해 "벗겨놓으면 '생선뼈' 같다"는 정준일의 증언이다.

"연주에 대한 욕심이 가장 커요. 드라마 영화 쪽에서 제안이 들어와도 전혀 관심 없어요. 우선 관심이 생겨야 시도해 볼 텐데 아직 관심도 생기지 않아요. CF라면 또 몰라도…."(이)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해." 임헌일이 이현재의 옆구리를 찌른다.

멤버의 가외 활동을 권장하는 분위기. 혹시 CF 수입을 나누는 것일까?

"아뇨. 저작권료 CF 출연료 모두 각각 챙겨요." 두 눈이 동그래진 이현재의 답이었다.

▶ 세 남자의 '사랑' '어린시절' '도움' '남과 다른 삶' '방황' '동료'

1.5집에 수록된 6곡의 테마에 맞춰 '사랑' '어린시절' '도움' '남과 다른 삶' '방황' '동료' 테마별로 질문을 던졌다.

▷사랑 : 기다림보다 오랜 시간동안 늘 혼자여서 외롭던 지나간 시간들 너로 인해 모든 것이 새롭게만 느껴져 난 네게 고마워('It's all about love')

"사랑을 하면서 가장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아주 평범한 일상 속에서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특별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매번 사랑을 할 때마다 그런 감정을 느끼죠. 그렇다고 사랑을 많이 해 본 것은 아니에요. 한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정도."(정)

"사랑에 빠지면 여자친구가 너무 커 보여요. 반대로 저는 작아 보이고요. 그래서인지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기 시작하면 자괴감에 빠지고 어두워지는 경향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연애한지 벌써 2년이 된 것 같아요."(임)

"워낙 한 가지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사랑에 빠지면 일과 병행이 안돼요. 3~4개월 전 여자친구와 헤어졌어요. 역시 일적인 이유가 컸죠. 활동이 아니었다면 오래 만났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이)

▷어린시절 : 이렇게 계속 걷다가 언덕 끝까지 닿게 되면 가난한 저녁 힘겨운 겨울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어린 꿈을 만나 볼 수 있을까('Better')

"공부도 못하고 놀지도 못하는 '찌질이' 생활을 했어요. 반항도 귀찮아서 하지 않았죠. 내적갈등은 많았지만 외적으로는 표현하지 않는 성격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은 좋아했었어요. 음악을 듣다 나도 모르게 지하철 4~5정거장을 걸어서 간 적도 있을 정도."(정)

"졸업사진을 보다보면 '얘는 누구지' 할 정도로 있는 듯 없는 듯 그런 학생이었어요. 고등학생이 돼 기타를 치기 시작하면서 기타 치는 친구 정도로 기억될 것 같아요. 기타를 치기 전에는 모든 게 지루했어요. 기타를 접하고 처음으로 사는 게 즐겁다고 느꼈죠."(임)

"시골에서 지내다보니 전형적인 시골소년이었어요. 중학교 시절 사춘기를 겪으며 방황하다 교회에서 처음 드럼을 접했어요. 그 때 방황하던 생활을 접고 드럼에만 집중하게 됐죠. 아버님은 바이올린을 어머니는 피아노를 연주하셨어요. 항상 음악과 함께 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그 영향도 컸던 것 같아요."(이)

▷도움 : 하나둘 소리 없이 모두 그대 곁을 떠나도 걱정하지 말아요. 항상 그대의 손을 잡아 줄테니('이제 다시')

"음악을 통해 용기를 준 사람은 유희열 선배님. 선배님은 유재하 경연대회에 출전했을 때 심사위원으로 만났어요. 제가 당시에 약간 대인기피증이 있었거든요. 뒤풀이에서 출연자들은 잘 어울리는데 저 혼자만 혼자 있으니 유희열 선배님이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셨어요. 앞으로 음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 장단점은 무엇인지 알려주셨죠. 그리고 데뷔 후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에 출연하면서 다시 만났어요. 헤어진 첫사랑을 만나는 것처럼 설레었던 기억이 나요."(정)

"정원영 교수님이요. 제 꿈 중 하나가 교수님과 밴드를 하는 것이었어요. 정 교수님은 저를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을 때 제 가능성을 보시고 같이 밴드를 하자고 하셨어요. 대학 입학 전에는 주로 퓨전재즈를 연주했었는데 정 교수님을 만나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게 돼 음악적 자아를 찾는데 도움이 됐어요. 또 한상원 교수님은 자긍심을 채워주셨어요. 제가 연주한 것을 보시고는 어느 날 갑자기 전화하셔서 '어제 너의 공연은 정말 멋졌다'고 얘기해주셨어요. 악기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하라고 하셨고요. 그 뒤로 악기가 필요할 때마다 염치없이 손을 내밀었어요."(임)

"우선 부모님이요. 그리고 중학교 시절 방황하던 절 잡아주신 드럼 선생님, 고등학교 시절 드럼뿐만 아니라 사람 대하는 법까지 알려주신 선생님,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는 과거 음악을 하시다 지금은 건축 일을 하시는 분이 계신데, 그 분께 조언을 많이 구하고 있어요."(이)

▷남과 다른 삶 :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내겐 멋져 보이진 않아. 이젠 그런 건 질렸어('GO')

"기쁠 때 기쁘고 우울할 때 우울해 하다보면 즐거울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즐거울 일보다 우울한 일이 많잖아요. 그래서 느끼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제 안에서 감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해요."(임)

"좋은 취향을 가지고 살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 탐구를 계속 하고 있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틀렸다고 생각하잖아요. 나와 다른 것뿐이라고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정)

"바르게 살고 싶고요. 본이 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항상 생각해요,"(이)

▷방황 : 우린 어디쯤 가고 있을까 강수면 위를 띄운 갈 곳을 잃어버린 뱃사공처럼 내 외사랑도 길을 잃어('긴 시간의 끝')

"음악을 선택하기 전까지는 모든 순간이 방황이었어요. 20살 이전에는 꿈도 없었어요."(정)

"아직 방황이 끝나지 않은 것 같아요. 방황하는 느낌 그대로를 음악으로 남기려고 해요. 그 기분을 담은 음악을 만들어두면 훗날 음악을 들을 때 당시 느낌이 살아날 것 같거든요."(임)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놀림을 많이 받았어요. 어렸을 때는 사람들의 시선에 거부감을 느꼈어요. 그래서 더욱 마음을 못 잡고 방황했었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자란 한국사람인데 외국인이라는 시선이 부담스러웠죠. 메이트 활동하면서 사진 찍은 것을 보니 외국인 같긴 하더라고요. 하하하"(이)

▷동료 : 숨이 막힌 삶이 지루해질 때도 가끔 웃을 수 있는 건 언제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편안해질 수 있는걸 익숙해진 삶에 지쳐도 가끔은 숨을 내쉴 수 있는 건 느껴지는 만큼의 그 어디쯤에 우리가 함께 있는걸('Dear My Mate')

마지막으로 동료들의 장단점을 하나씩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정준일→이현재
"굉장히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아요. 현재는 운동도 연습도 모두 열심이에요. 그만큼 연애도 열심이었으면 좋겠어요. 차여도 보고 독한 여자도 만나봐야죠. 겁먹지 않고 많이 만나보면 좋겠어요. 연애를 해야 사람이 깊어지잖아요."

정준일→임헌일
"말할 것도 없어요. 모든 아티스트가 천재라고 인정하는 실력을 갖췄고 성격도 너무 바르죠. 굳이 단점을 꼽으면 스스로를 비관한다는 것?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이현재→정준일
"언제나 자신감 넘치고 사람들 말을 잘 받아쳐요. 그 모습이 건방져 보일 수도 있지만 형의 매력인 것 같아요. 장난삼아서 얘기한다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단 건강관리 좀 했으면 좋겠어요.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4, 50대 건강을 포기한 사람처럼 얘기하거든요. 27살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아요. 운동도 하고 인스턴트 음식도 그만 먹었으면 좋겠어요."

이현재→임헌일
"너무나 바른 사람이에요. 존경스럽고 지적해주는 것도 많고 너무 고맙죠. (한참 고민한 후) 형은 운동도 열심히 하니까 단점으로 지적할 것이 없네요. 하하하"

임헌일→정준일
"놀라운 감각을 가졌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표현할 줄 알면서도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정확히 알고 있어요. 많이 배우고 있고 자극받기도 해요. 준일이가 앞으로 곡을 많이 썼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에게도 들려주고 싶기도 하지만 제가 듣고 싶거든요. 단점은 감정 기복이 심하다는 것? 어제 천국이었는데 오늘은 너무 시무룩해져있어요. 제가 보기엔 이유가 없거든요. 그런 것들을 컨트롤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힘든 일은 털어놓았으면 좋겠고요."

임헌일→이현재
"마음이 너무 예뻐요. 밴드를 하면서 지적도 하게 되는데 그런 것들을 모두 받아들이려고 하죠.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하면 무엇을 해도 잘할 거예요. 다른 부분에도 욕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바람은 두 친구와 오래 같이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것.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




▲ 모던 록밴드 ‘메이트(Mate)’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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