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집 ‘플라토닉’ 낸 은지원 ‘잭키’ 팬들을 위한 마지막 선물…‘개다리춤’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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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1일 07시 00분


“더 늦기 전에 댄스를 하고 싶었다”는 은지원은 새 음반으로 일렉트로닉 팝에 도전했다. 그는 12년 동안 아이돌 가수에서 힙합 뮤지션, 그리고 인기 예능인으로 변모하고 있다. 사진제공|G.Y.M엔터테인먼트
“더 늦기 전에 댄스를 하고 싶었다”는 은지원은 새 음반으로 일렉트로닉 팝에 도전했다. 그는 12년 동안 아이돌 가수에서 힙합 뮤지션, 그리고 인기 예능인으로 변모하고 있다. 사진제공|G.Y.M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그룹의 큰형으로서, 좋은 본보기가 되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4년 만에 정규앨범인 5집 ‘플라토닉’을 발표한 은지원은 아이돌 후배들의 ‘미래’가 되길 원했다. 연령이나 음악, 외모 등을 특정해 구성된 아이돌 그룹은 팀 성격상 한시적일 수 밖에 없다. ‘아이돌’이란 이미지에 갇혀 있으면 해체 후에도 새로운 활동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은지원은 12년간 아이돌 그룹에서 힙합가수 그리고 폭 넓은 인기를 얻는 ‘예능인’으로 변모하면서 꾸준히 대중의 관심을 얻고 있다.

- 되돌아보면 자신의 연예 활동이 드라마틱하지 않나.

“그런 것 같다. 아이돌 후배들을 보면서 모범이 돼야겠다는 부담이 있다. 아이돌도 해봤고, 정상에도 올라가봤고, 해체 이후 솔로로 데뷔하면서 잘 안 되기도 해보고, 예능으로서 다시 인지도를 쌓아가면서 예능의 힘으로 음반이 잘 되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 (아이돌)후배들에게 길을 보여주는 선배가 아닌가 해서 어깨가 무겁다.”

- 올해 아이돌 가수들이 붐이다. 1세대로서 소회는.

“요즘 아이돌 가수는 우리와 많이 다르다. 우리는 신비로움에 싸여 있었고, 개인 활동은 엄두를 못 냈다. 어차피 아이돌이란 것은 세월이 흘러가면, 꾸준히 계속할 수 없는 것이다. 예전에는 개인활동 없어서 팀이 해체하면 막막했다. 혼자하면 잘 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다. 그런 면에서 개인 활동은 다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 은지원이 예능에서 그렇게 잘 할 줄 아무도 몰랐다.

“나도 예능을 처음엔 싫어했다. 노래보다 남 웃기는 걸 고민해야 하니 회의가 많았다. 솔로로 데뷔해서 처음엔 예능에 적응 못해 통 편집도 몇 번 당했다. 그러다 ‘기왕 하는 거 열심히 해보자’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즐기게 됐다. 처음엔 시청자, 방청객입장으로 갔다. 재미있을 땐 웃어주고, 재미없으면 불만 토로하고. 그러다보니 재미가 있어지더라.”
은지원. 사진제공|G.Y.M엔터테인먼트
은지원. 사진제공|G.Y.M엔터테인먼트

- 예능의 힘을 실감하는가.

“나는 예능의 덕을 많이 봤다. 대중적 인지도는 예능만큼 강력한 것이 없더라. 아이돌로 전성기를 누리고 정상에도 서봤지만, 과거엔 10대만 날 알았다. 하지만 ‘1박2일(KBS2TV ‘해피선데이’ 코너)’을 하면서 어르신들까지도 얼굴뿐만 아니라 이름도 다 알아주시더라.”

- 그런데 예능 캐릭터가 가수활동 하는데 지장을 받지 않나.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무대에서 노래하는데 자꾸 ‘은초딩’ 이미지가 겹치면 좋지는 않다. 그러나 내가 감당해야 할 숙제다. 나도 음악에서는 진지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아이돌 후배들에게 미래를 고민하라고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음악적으로 잘하고 싶으면 음악을 잘해야 한다. 하지만 대중은 아이돌에 대한 편견이 있다. 음악성보다 그저 ‘인기’가 있는 사람들로 본다. 지금 걸그룹이 많은데, 이들이 나이가 들고 팀이 해체되면, 개인마다 풀어야할 숙제를 안게 된다. ‘예능을 하라’고 말을 못하지만, 나는 예능으로 된 사람이다. 내가 여러 개의 모범답안 중 하나를 제시했으면 한다.”

- 이번 5집은 힙합의 요소가 적은데.

“5집은 엄밀히 힙합 음반이 아니다. 일렉트로닉 팝 요소가 많은, 댄스와 힙합의 중간이다. 힙합 팬들에게는 외도로 보일 수 있지만, 더 늦기 전에 댄스음악을 시도했다. 다음 음반에선 다시 힙합으로 하겠다.”

- 타이틀곡 ‘사이렌’은 개다리춤이 화제다. 젝스키스 이후 춤이 화제가 된 건 처음 아닌가.

“마지막 자존심이다. 아이돌 댄스그룹 출신이었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젝스키스 팬들을 위해 보여주는 마지막 댄스곡이 아닐까 한다. 나이가 들면 못하는 음악이다.”

은지원은 4월 G.Y.M 엔터테인먼트라는 레이블을 설립하고 ‘사장님’이 됐다. 힙합가수의 특성상 피처링을 많이 활용하는데, 피처링 가수의 소속사가 다르면 활동에 지장이 많아 뜻 맞는 친구들과 함께 회사를 만든 것이다.

6월 ‘러브컷’으로 데뷔한 신인가수 길미가 첫 작품이다. 은지원은 “돈 벌면 좋은 후배들에게 투자해서 좋은 음반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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