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대디 리키 마틴, 쌍둥이와 단란한 한 때

  • 입력 2009년 8월 20일 11시 07분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리빙 라 비다 로카' 등 히트곡을 잇따라 선보이며 전 세계에 '라틴 붐'을 일으킨 톱스타 리키 마틴(37)이 최근 자신의 트위터와 홈페이지에 쌍둥이 아들의 첫돌을 기념하는 가족사진을 공개했다.

결혼을 하지 않고 대리모를 통해 지난해 8월 쌍둥이를 얻은 마틴은 '싱글대디'로도 유명하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들은 아이들이 처음 맞는 생일에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해변에서 가족이 단란한 한 때를 보내는 모습을 담았다.

마틴은 양팔에 쌍둥이 아들을 한 명씩 안거나 백사장 위에 앉아 모래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돌보는 등 부성애를 과시했다.

그는 2006년부터 외국에서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싱글대디'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복잡한 절차 때문에 포기했다. 대신 지난해 대리모를 통한 인공수정으로 이란성 쌍둥이 마테오와 발렌티노를 낳아 '아버지가 되겠다'는 꿈을 이뤘다.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마틴의 '이색가정'과 성정체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마틴은 보모도 두지 않고 쌍둥이를 직접 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이들이 태어난 직후 트위터에 자신이 아들을 목욕시키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라틴계로서 자신의 쌍둥이가 뿌리를 잊지 않도록 고국인 푸에르토리코에서 양육한다며 마이애미의 자택을 팔고 이주하기도 했다.

그는 또 아버지가 된 뒤 "아이들은 보면 내가 얼마나 큰 축복을 받았는지, 아버지가 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지 감동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외신들은 마틴이 쌍둥이를 기르는데 전념하면서 가수 활동 재개를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마틴이 결혼 대신 '싱글대디'가 되는 것을 택한 이유는 그가 동성애자이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확산됐다. 그는 그러나 이 같은 소문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6월 그는 한 잡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 마음은 여자, 혹은 남자에게 가게 된다"고 밝혀 사실상 커밍아웃을 한 바 있다. 마틴은 또 다른 인터뷰에서도 "나는 현대적인 남자다. 내 안에 어떠한 장애물도 두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이 공개된 뒤 전 세계 각국 팬과 누리꾼들은 "아이들이 아버지를 닮아 모두 잘 생겼다" "리키 마틴은 정말 훌륭한 아버지의 표본" 등 글을 남겼다.

그러나 "어머니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해 불행할 것" "마틴이 뛰어난 가수인 것은 맞지만 동성애자로서 혼자 아이들을 키우겠다는 생각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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