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어색해진 ‘선덕여왕’

  • 입력 2009년 6월 25일 02시 55분


“새로 등장한 성인배우들, 아역 이미지와 어긋나”

‘꿈의 시청률’ 30%대 진입을 앞뒀던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사진)이 몇 가지 암초에 걸리며 주춤거리고 있다. 시청률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주인 16일만 해도 29.7%로 30%를 코앞에 두고 있었으나 이번 주에는 9회(22일) 28.1%와 10회(23일) 27.9%로 떨어졌다.

MBC ‘선덕여왕’은 짜임새 있는 내용과 스피디한 전개, 미실 역을 맡은 고현정의 명품 연기로 1회부터 주목을 크게 받은 드라마. 하지만 9회와 10회에서 출연진이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바뀐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새롭게 등장한 성인 배우들이 이전 아역 연기자의 이미지가 자연스레 이어지지 않으면서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특히 천명공주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역 신세경이 맡았던 천명공주는 외유내강의 카리스마를 보여줬지만 성인배우 박예진은 연약하고 차분한 느낌이 강해 대조를 보인다는 것이다. 시청자 김영민 이민정 씨 등도 게시판에서 “박예진의 연기가 떨어진다는 게 아니라 같은 캐릭터라 보기 힘들 정도로 스타일이 바뀐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유신 역을 맡은 엄태웅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말이 나오고 있다. 부드러운 인상을 지닌 아역 이현우에 비해 엄태웅이 너무 선 굵은 남성적 이미지로 갑작스레 바뀌었다는 것. 게다가 어른스러운 외모의 엄태웅이 앳된 이요원(덕만공주)이나 박예진보다 연하로 나오는 것도 상당히 어색하다는 평가다. 모두 나이를 훌쩍 먹었는데 미실 역의 고현정만 변함이 없다는 점도 시청자들이 어리둥절해하는 사안 중 하나다.

빈약한 스펙터클은 국내 사극의 고질 중 하나. 아무리 화랑 1개 부대의 전투라지만 백제와 신라라는 국가 간 전쟁에서 전투 병력이 수십 명에 불과한 장면은 현실감을 주지 못했다. 깔끔한 연출에 비해 이요원 등이 칼을 휘두르는 모양이 화랑이라고 보기에는 어색했다는 평도 뒤따랐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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