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최민식 씨 “영화판 떠나보니 삶이 보이더군요”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9분


영화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으로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최민식 씨는 “히말라야로 떠나고 싶었지만 혼자 떠나면 너무 외로울 것 같았다”며 “인연이 닿아 고마운 영화”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영화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으로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최민식 씨는 “히말라야로 떠나고 싶었지만 혼자 떠나면 너무 외로울 것 같았다”며 “인연이 닿아 고마운 영화”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영화배우 최민식 씨 4년만에 ‘히말라야…’로 복귀

“영화에서 벗어나 있는 동안 많이 배웠습니다. 살아가면서 부대끼는 모든 일이 가르침을 주는 것 같습니다.”

배우 최민식 씨(47)가 2005년 ‘주먹이 운다’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는 29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극장에서 열린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의 개봉(6월 11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몇 년간 좋지 못한 일을 여러 차례 겪었지만 100번을 생각해도 내가 할 일은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2003년 ‘올드 보이’ 시절 최 씨는 한국 영화의 간판과 같은 배우였다. 하지만 2005년 영화계 거품론이 불거졌을 때 강우석 감독으로부터 고액 출연료를 고집하는 배우 중 한 명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 강 감독은 최 씨가 항의하자 사과했다.

2006년에는 대부업체의 CF 모델로 나섰다가 “소박해 보이는 작품 속 이미지와 실체가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최 씨의 복귀작인 ‘히말라야…’는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 등을 연출한 전수일 감독의 영화다. 해고당한 기러기아빠 ‘최’(최민식)가 동생의 공장에서 네팔 출신 노동자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의 유골을 전하기 위해 히말라야로 떠나 현지에서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담담한 연출과 소박한 스토리에 힘을 싣는 것은 은근한 에너지로 넘치는 최 씨의 안정적 연기다.

‘올드 보이’ 이후 ‘꽃피는 봄이 오면’ ‘주먹이 운다’ 등 최 씨가 주연한 두 편의 영화는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는 저예산 영화에 출연한 심경을 묻자 “작업은 작업일 뿐이다. 그런 고민은 없다”고 말했다.

“출연한 영화에 가능하면 많은 관객이 공감해주면 좋겠죠. 하지만 적은 관객이라도 내 선택을 진심으로 이해한다면 충분히 행복할 것 같습니다. 거창한 심정이 아니라 우연히 인연이 닿아 떠난 여행처럼 찍은 작품이니까요. 도 닦으러 히말라야에 간 것은 아니었어요. 도는 동네 골목 대폿집에서도 닦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웃음)

최 씨는 “배우에게는 작업을 쉬면서 마음속에 이것저것 주워 담고 채우는 시간도 중요하다”며 “오래 쉰 만큼 이제 더 많은 작품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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