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에 빠진 지상파 TV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SBS-MBC 새 드라마 자극적 설정 되풀이

‘지상파 TV 일일드라마는 결국 불륜밖에 없다?’

올해 불륜드라마의 간판으로 꼽혔던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과 당초 무공해 드라마를 표방했지만 결국 불륜을 다뤘던 MBC 일일연속극 ‘사랑해, 울지마’의 후속작들이 또다시 불륜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아내의 유혹’에 이어 5월 4일 시작한 SBS 일일드라마 ‘두 아내’(사진)는 ‘불륜 비빔밥’ 같다. 요즘 이 드라마의 내용은 남편 강철수(김호진)가 아내인 윤영희(김지영)를 버리고 2년간 내연의 관계였던 한지숙(손태영)을 아내로 맞이하려는 중이다. 16회(25일)에서 영희가 떠나자마자 시어머니인 장영자(김용림)가 아들의 불륜 동거녀 지숙과 그의 딸을 집으로 불러들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제작진이 밝힌 기획 의도에 따르면 이 불륜관계는 조만간 더 꼬인다. 철수가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증에 걸리면서 조강지처 영희만 기억하고 새 아내 지숙은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 우연과 자극적 설정이 이어지면서 이야기가 꼬이고 꼬인다.

사돈의 불륜도 다뤘던 ‘사랑해, 울지마’의 다음 작품으로 25일 첫 방송한 MBC 일일연속극 ‘밥줘’도 마찬가지다. ‘두 아내’가 불륜의 변주라면, ‘밥줘’는 불륜의 정석에 가깝다. 언제나 남편을 믿는 착한 아내와 바람을 피우면서도 가정을 유지하길 원하는 이기적인 남편이라는 고전적 캐릭터가 등장한다.

3회까지 방송한 이 드라마는 아내의 유혹이 빠른 전개 덕분에 시청률을 올린 점을 감안한 듯하다. 방영 첫 주부터 조영란(하희라)의 남편 전성우(김성민)는 옛 애인 차화진(최수린)과 만나자마자 불륜에 빠지고 주위 사람들이 눈치를 채기 시작했다. 성우와 화진이 한 침대에 누워 있거나 키스를 나누는 자극적 장면도 벌써 내보냈다.

두 드라마의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6일 기준 ‘밥줘’의 전국 시청률은 9.3%. ‘두 아내’는 약간 앞서는 12.3%를 기록했다. 전작 ‘사랑해, 울지마’는 평균 20%를 넘나들었고, ‘아내의 유혹’은 한때 시청률이 40%를 넘었다. 새로 시작한 두 드라마가 앞으로 어떤 시청률 곡선을 그릴지 궁금하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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