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파격 변신…고현정의 재발견

  • 입력 2009년 5월 27일 07시 25분


‘낮추고, 도전하고, 변하니 통한다’

안방극장에 ‘고현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유명세에 비해 ‘가까이 하기엔 조금 멀어보였던’ 고현정이 첫 사극, 첫 악역에 도전한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을 통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5일 방송한 첫 회 시청률은 16.0%%(TNS미디어코리아 집계). 보통 드라마의 첫 회 시청 률과 비교해 월등한 편인데다 연예계에 복귀한 뒤 고현정이 출연한 드라마의 기록 중에서도 가장 높다. 이를 두고 방송가에서는 ‘고현정 이펙트’가 통했다고 평가한다.

○회당 출연료 3500만원 → 1500만원

고현정은 ‘선덕여왕’ 출연을 결정하면서 회당 출연료를 1500만원으로 낮췄다. 2년 전 드라마 ‘히트’에 출연할 때 회당 3500만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을 낮춘 셈이다.

출연료는 줄었지만 연기력은 줄지 않았다. ‘선덕여왕’에서 권력을 위해 살육도 마다하지 않는 독한 모습을 본 시청자들은 드라마 게시판을 통해 ‘연기자 고현정을 발견했다’는 의견과 ‘모래시계의 재현’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선덕여왕’ 현장 스태프들에 따르면 고현정은 촬영장에서 ‘이웃집 누나’로 통한다. 최근 ‘선덕여왕’ 촬영장에서 일어난 에피소드 하나. 엑스트라를 포함해 100여 명의 출연자들이 운집했던 진지왕의 즉위식 장면을 찍던 중 고현정은 촬영이 잠시 멈추자 선배인 송옥숙, 임호 등과 함께 ‘폰카’ 촬영에 빠졌다. 이를 본 연출자인 김근홍 PD가 확성기를 들고 고함을 치자, 고현정은 치맛자락을 흔들며 막춤을 춰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들며 분위기를 띄웠다.

○ “남자들의 로망에서 여장부로”

그런가 하면 ‘선덕여왕’에 출연하는 독고영재는 “16년 전에는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었지만 지금은 여장부”라고 달라진 모습을 설명했다. 93년 드라마 ‘엄마의 바다’에서 호흡을 맞춘 둘은 16년 만에 다시 만났다. 독고영재는 “촬영장 유행어가 고현정이 자주 쓰는 ‘미친 거 아냐’일 정도로 카메라 밖에서 그녀의 힘은 막강하다”고 귀띔했다.

드라마에서 ‘미실파’로 불리는 정웅인과 전노민도 고현정의 카리스마에 넉다운 됐을 정도. 밤샘 촬영에도 출연자들의 사기가 높은 것은 고현정 주도로 자주 열리는 ‘회식의 힘’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선덕여왕’에 임하는 고현정의 남다른 연기 욕심은 이달 중순 경주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잘 나타났다. 그녀는 70여 명의 취재진 앞에서 다른 주인공 이요원을 거론하며 “시선을 빼앗기지 않도록 처절하게 노력하겠다”고 말해 주위를 집중시켰다. 또 공식 행사가 끝난 뒤에는 케이블TV 등 영상매체 15곳과 모두 개별 인터뷰를 해 현장 진행을 맡은 한 관계자가 “상대가 원하는 걸 꿰뚫는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방송가에서는 고현정이 이번에 ‘선덕여왕’을 통해 그동안 일부에서 제기됐던 ‘인기 거품론’을 없앨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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