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수 기자의 여기는 칸] 김혜자-원빈 “우리는 닮은꼴”

  • 입력 2009년 5월 19일 11시 13분


둘다 사람 많은곳 꺼리는 수줍은 성격

“여행갔으면 좋겠다…우리 도망갈까?”

“어쩜 그렇게 똑같을까.”

김혜자는 후배 연기자 원빈을 바라보며 웃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마더’에서 어머니와 아들을 연기한 두 사람이 실제로도 서로 성격이 닮은꼴이라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마더’가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됨에 따라 프랏으 칸을 찾은 이들은 17일 밤(이하 현지시간) 한국 취재진과 만나 영화와 연기,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 자리에서 김혜자는 “3~4년 전까지만 해도 식구들과 내 연기를 함께 모니터하지 않았다. 누가 옆에서‘킥’하고 웃는 것도 신경쓰였다”면서 “그러나 나이가 들어 마음이 좋아진 건지 함께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시사(영화의 최종 완성 전 제작진이 영상 등 영화의 기술적 측면을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시사)때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지면 어떤 얼굴일까’겁이 나 가지 않았다”며 웃었다.

그녀는 “원빈을 보고 있노라면 나와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다”면서 “그래서 더 모자지간 같아 보일지 모른다”고 자랑했다. 또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던데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모르겠다”며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이에 대해 원빈은“선배님께 칸 국제영화제에 왔지만 그저 여행이나 갔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니 ‘그럼 우리 도망갈까?’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예의 수줍은 표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17일 새벽 ‘마더’의 영화제 공식 상영장인 칸 팔레 데 페스티벌의 드뷔시 극장에서 서로 손을 꼭 잡고 영화를 관람했다며 그 온기를 나눴다.

‘마더’는 누명을 뒤집어쓴 아들을 구하기 위해 세상에 맞서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김혜자는 오로지 아들에 대한 집착과 모성으로 광기 가득한 연기를 펼쳐냈다. 원빈은 27살의 어리숙하고 어딘가 모자란 아들의 이미지를 명징하게 드러내는 연기로 호평받았다.

칸(프랑스)|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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