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에세이] 영화계 소통, 실천으로 이어지길

  • 입력 2009년 5월 7일 07시 35분


“내 편이니 네 편이니 의도적으로 갈라놓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3월 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난 모 제작자가 영화계 소통 부재 상황을 해소해달라며 한 말입니다. 이날 장관과 영화 제작자들이 한국영화 활성화를 위한 대화를 나눈 가운데 제작자들은 충무로의 소통 부재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도 전했습니다.

이들 현장 영화 관계자들의 안타까움 가운데 일부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를 향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강한섭 영진위원장 취임 이후 영화 제작자들의 공식 모임인 영화제작가협회와 단 한 번 밖에 만나지 못했다는 현실의 팍팍함도 전해졌습니다. 영화 제작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수록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소통의 부재는 또 다른 한국영화의 현실로서 안타까움이기도 했습니다.

6일 영진위 주도로 제작사와 투자배급사, 극장 등 각 부문 대표자들이 영화산업의 재도약을 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영진위는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진흥책으로 영화발전기금을 통한 한국영화 자동제작지원제 도입 검토, 영화 제작비 대출 지급보증, 세제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답니다. 또 공동 디지털 다운로드 시장 창출, 독립영화 제작 지원을 통한 한국영화 다양성 확대 등에도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3월 영화 제작자들의 안타까움이 현장과의 대화로 이어졌고 결국 이날 상생협약 선언에 이른 듯합니다. 영진위의 진흥책도 그런 연장선상에 이뤄진 것이겠지요. 또 제작과 투자배급, 상영 부문 주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어려움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과거 이 같은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부디 이번에는 그 선언과 소통의 과정이 허언에 그치질 않기를 바랍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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