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재발견’… 문화계, 모성愛 빠지다

  • 입력 2009년 4월 29일 07시 34분


영화·연극·TV… 엄마 소재 봇물… 영화 ‘마더’·연극 ‘엄마는 오십에…’ 등

엄마! 힘들수록 누구나 가장 먼저 찾는 존재다.

최근 영화, 소설, 연극, TV 프로그램 등 엄마를 소재로 한 콘텐츠들이 시청자, 관객 등의 관심을 얻고 있다. 모두 엄마의 존재를 애타게 확인하려는 내용이다.

5월 28일 개봉을 앞둔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엄마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순진무구한 아들이 등장한다. 영화 속에서 엄마는 아들의 살인 누명을 벗기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봉 감독은 “엄마만큼 원초적인 단어가 없다. 태어나서 처음 쓰는 단어다. 엄마란 존재가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다”며 영화 ‘마더’를 설명했다. 엄마의 자식에 대한 집념에는 어떤 조건도 끼어있지 않다. 엄마는 희생하고 또 희생한다.

5월 24일까지 이해랑 극장에서 공연되는 손숙 주연의 연극 ‘어머니’는 모든 것을 인내하는 엄마를 등장시킨다. 어떤 어려움이든 참기만 한다. 과거 엄마의 재현이다. 일제 시대와 분단을 모두 겪은 엄마를 다뤘다. 모진 시집살이, 남편의 외도 등 가슴으로 삭이기만 하는 어머니의 과거 전형이다. 사투리가 진한 입담과 춤사위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5월 10일까지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되는 박정자 주연의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도 희생을 감내한 엄마가 나온다. 딸은 엄마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집을 나간다. 이 연극은 딸이 엄마가 돌아가신 뒤, 뒤늦게 엄마를 추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살가운 존재는 사라진 빈 자리가 가장 큰 법이다. 서점가를 강타한 신경숙의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 역시 엄마가 사라진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행방불명된 일흔의 노모를 가족들이 방방곡곡 찾아 헤매는 내용이다. 언제나 엄마가 먼저 모든 것을 참았기에 가족들은 그녀를 아끼지 못했다. 뒤늦은 후회로 가득 찬 가족들이 엄마를 찾으며 그 존재에 대해 생각한다.

KBS 1TV ‘인간극장’은 5월 1일까지 ‘엄마를 부탁해‘를 방송하고 있다. 그 안에는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스토리가 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전영신(43)씨는 사랑과 일을 위해 이탈리아로 떠났지만, 엄마 홍숙재(87)씨가 우울증으로 시작된 병을 앓게 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탈리아 남편 로씨 루카(40)와 딸 스와니(11)도 전씨와 함께 극진히 어머니를 아껴준다. 스와니는 외할머니의 발톱에 매니큐어를 발라주고, 머리를 감겨주는 등 지극 정성이다, 사위는 집안 청소는 물론, 이탈리아 문학 선생님 직업도 버리고 한국에서 장모를 보살핀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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