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과거 사냥‘… 스타는 아프다

  • 입력 2009년 4월 23일 07시 14분


“성장통? 너무 큰 상처예요” …투앤이원 박산다라, ‘남친 구설수’…이민호 ‘꽃남’ 당시 무명시절 여자 동료들 줄줄이 입방아

‘우리에게 과거는 없다.’

일명 ‘네티즌 수사대’로 불리는 누리꾼들의 과도한 관심에 속앓이를 하는 스타들이 많다.

“어느 날 눈을 뜨니 유명해졌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한 순간 인기가 급등하며 스타덤에 오른 신세대 스타들일수록

공개 안된 과거를 알아내려는 누리꾼 때문에 개인 사생활까지 사정없이 공개되고 있다. 특히 일부 누리꾼들의 지나친 ‘스타 과거 캐기’는 불필요한 오해와 구설을 일으키고 해당 연예인에게 아픈 마음의 상처까지 주고 있다.

5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화제의 여성그룹 투앤이원의 멤버 박산다라. 22일 한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그녀의 ‘옛 필리핀 남친’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사진은 박산다라가 한 필리핀 남성과 마치 연인처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모습을 10여장으로 편집한 것.

박산다라 측은 사진 속의 남자가 그녀가 필리핀에서 연예인으로 데뷔할 때 참여했던 오디션 프로그램 ABS-CBN ‘스타 서클 퀘스트’에 함께 출연한 남자라고 해명했다. 사진 속 장면들은 개인적인 만남이 아닌 영화촬영 장면이나 잡지화보 사진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이런 해명과 상관없이 이 사진에 대해 “옛 남자친구와 다정한 한 때를 보내고 있다”는 의견을 올리면서 박산다라의 과거를 ‘즐기고’ 있다.

박산다라는 이달 초에는 필리핀 활동시절인 2006년 남성잡지 우노(UNO) 7월호에 등장한 섹시 화보가 온라인 연예게시판과 카페 등을 통해 퍼져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다. 공개된 화보는 청순한 모습의 귀여운 그녀의 이미지와 달리 란제리를 입고 채찍을 든 도발적인 모습이어서 논란이 컸다.

박산다라의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 측은 섹시화보 논란에 대해 “잡지 화보들은 성인물로 제작된 것도 아니고 작가와 박산다라가 콘셉트에 맞춰 촬영한 작품일 뿐”이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22일 공개된 필리핀 남성과의 사진 역시 “예전 화보 사진으로 알고 있다”고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내에 복귀해 오랫동안 데뷔를 준비 해온 박산다라는 누리꾼의 관심을 노려 선정적으로 포장돼 인터넷에 공개되는 사진들에 대한 대책없이 마음고생만 하고 있다.

2009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 드라마로 꼽히는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 이민호도 누리꾼의 ‘과거 사냥’에 호되게 시달린 대표적인 경우.

‘구준표 신드롬’으로 인기 돌풍을 일으키자, 무명시절 함께 출연했던 여성 연예인들의 사진이 마치 경쟁이나 하듯 잇따라 인터넷에 올라오며 열애설이 쏟아졌다.

여성듀오 다비치 강민경과의 노래방 동영상을 시작으로, 박보영 문채원 최은서 윤이나 등 함께 카메라 앞에 섰던 여자 연예인들은 모두 얼굴이 공개되며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심지어 이민호가 데뷔 전 여자친구와 찍은 스티커 사진과 VJ단지(본명 장미희)와의 커플룩 사진까지도 누리꾼들의 저인망식 탐색을 피해가진 못했다.

당시 이민호는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하겠다”며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지만,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한 청년이 온라인에서 과열된 ‘과거사냥’ 때문에 겪은 속앓이는 단지 스타로 크는 성장통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아팠다는 것이 주변의 증언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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