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생방송 오늘 아침’ 시청자들 눈살

  • 입력 2009년 3월 31일 02시 53분


최음제-폭력남편 여과없이 방영

MBC ‘생방송 오늘 아침’(월∼금요일 오전 8시 반)이 27일 심층취재 코너에서 방영한 ‘최음제의 유혹’은 시종 선정적이었다. 8분 48초 영상의 대부분을 최음제 판매자와 사용자의 인터뷰로 채웠다. 16번의 인터뷰에서 판매자와 사용자가 11번, 세관 관계자가 2번, 성분 분석 연구원 1번, 의사가 2번 등장했다.

최음제의 효과에 대한 판매자들의 과장된 표현도 여과 없이 방송했다. 취재진이 최음제를 구매하는 과정을 ‘몰래카메라’ 방식으로 보여줬는데, 조금만 더 찾아보면 시청자가 직접 제품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했다.

여자 친구에게 사용해봤다는 30대, 40대 남성을 인터뷰해 내보내기도 했다.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서 먹였다” “위험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조금 먹였는데 아무 반응이 없어서 더 많이 먹였다” “술에 취한 건지 최음제에 취한 건지 알 수가 없다”는 발언을 그대로 전했다. 최음제의 성분과 부작용을 다룬 대목은 이 코너의 마지막 부분에서 1분여에 불과했다.

같은 날 방영한 ‘위기의 부부 화해의 기술’ 코너에서는 3개월째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폭력적이고 무관심한 40대 남편을 다뤘다. 이 남성이 발달장애를 지닌 아들에게 폭언과 구타를 일삼는 장면, “물이 끓으면 남편에게 부어버리고 싶다” “남편이 누워 있으면 가서 죽여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는 아내의 말, 욕설이 섞인 부부간 과격한 대화를 그대로 내보냈다. 대소변을 못 가리니 학교에 보낼 필요가 없다는 장애아동에 대한 편견도 전파를 탔다.

‘생방송 오늘 아침’은 홈페이지에 ‘생활과 관련된 시사, 유익한 정보, 사회 이슈 등을 르포형식으로 보여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25∼27일 방영된 내용은 ‘최음제의 유혹’ 외에도 부부간 칼부림 부른 잠자리 요구, 감금 성폭행 살해까지 이어지는 청소년 잔혹범죄 등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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