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또다른 진화? 가요계 새 바람 ‘네오 트로트’가 온다

  • 입력 2009년 3월 3일 07시 49분


트로트가 진화하고 있다. ‘우리 민족 고유의 한(恨)의 정서를 담은 세 박자 전통가요’라는 틀 안에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사랑받던 트로트가 경쾌한 세미 트로트를 지나 트로트 댄스, 네오-트로트 등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또한 빅뱅,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아이들 그룹도 트로트에 도전하고, 이승철 김윤아 등 중견급 가수들도 트로트에 대한 로망을 드러내면서 트로트의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트로트의 새 시대에 앞장 선 가수는 ‘네오-트로트’(Neo-Trot)를 들고 나온 신인 나라다. 최근 ‘컬러 오브 트로트’라는 디지털 싱글을 발표한 나라는 기존의 세미 트로트와는 차별화를 둔 네오-트로트로 전통가요 시장, 나아가 한국 대중음악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 변신은 무죄...하우스, 클래식 등 다양한 요소 접목 ‘네오-트로트’ 등장

네오-트로트는 전통적인 트로트 리듬에 하우스, 팝, 클래식 등 다양한 서양의 대중음악의 요소를 접목시킨 일종의 퓨전 트로트.

2004년 장윤정의 ‘어머나’를 기점으로 세미 트로트라는 장르로 발전됐던 트로트는 5년 만에 네오-트로트로 진화를 꿈꾸고 있다.

트로트의 진화를 가속화 시키는 주인공은 또 있다. 바로 한국의 음반시장을 주도하는 아이들 그룹이다. 슈퍼주니어의 트로트 유닛 슈퍼주니어-T에 이어 빅뱅의 대성이 ‘날 봐 귀순’ ‘대박이야’ 두 곡을 잇달아 발표해 큰 인기를 얻었다.

소녀시대 서현도 주현미와 프로젝트 듀엣을 결성, ‘짜라자짜’로 인기몰이에 나섰다. 이들의 트로트는 기성 트로트 작곡가가 아닌 빅뱅의 지드래곤, 김도훈 등 트렌디 음악을 추구하는 작곡가가 만들어 트로트의 문법을 바꿔놓았다.

탄탄한 인기를 얻고 있는 중견가수들의 트로트 도전도 네오-트로트의 안착을 예고한다. 김윤아는 과거 인터뷰에서 “솔로 앨범은 트로트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데 이어 2월 MBC ‘음악여행 라라라’에서 “솔로 4집은 트로트 앨범으로 낼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전국투어에서 트로트 코너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이승철도 다음 정규 앨범에 트로트 곡을 넣어볼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 가수의 트로트와 이승철, 김윤아의 트로트는 기존 트로트 가수들과는 창법도 다르고, 편곡도 달라 네오 트로트에 부합하는 음악이 탄생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 신인들의 활발한 데뷔...나라 이어 여성그룹 ‘7사이즈’, 홍진영 대기

올해 데뷔를 예고하는 트로트 댄스그룹도 있다. 국내 최초의 트로트 여성 7인조 ‘7사이즈’가 데뷔를 선언했고, 여성듀오 다비치가 소속된 코어콘텐츠미디어에서도 여성 4인조 스완의 멤버였던 홍진영을 영입해 7월 전혀 새로운 트로트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트로트의 진화가 진행되는 이유는 시장이 그만큼 커졌고 수익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윤정의 성공으로 음반기획사 사이에는 트로트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고, 제작자들이 여기로 뛰어들면서 시장은 커지기 시작했다. 또 시장이 커지자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 속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면서 트로트가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네오-트로트는 ‘장르 파괴’라는 쉽지 않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성의 ‘날 봐 귀순’, 주현미&서현의 ‘짜라자짜’는 이미 온라인 사이트 1위를 경험했고, 나라의 ‘너는 내 운명’도 엠넷닷컴 트로트 톱100 차트에서 12위로 진입하면서 시장에 안착했다.

나라 소속사 오렌지컴퍼니 엔터테인먼트의 이세정 이사는 “트로트는 한국인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좋아하는 음악이지만, 좀 더 층을 넓히기 위해 네오-트로트라는 변화를 시도하게 됐다”면서 “네오 트로트로 새로운 시대의 트로트를 이끌 트렌드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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