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송계 지나치게 이념적…국민 원하는 콘텐츠 제공해야”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3시 00분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은 21일 협회 창립식을 앞두고 “방송과 통신의 불신의 벽을 허물고 인터넷TV(IPTV)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영대 기자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은 21일 협회 창립식을 앞두고 “방송과 통신의 불신의 벽을 허물고 인터넷TV(IPTV)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영대 기자
“인터넷TV(IPTV) 같은 뉴미디어 분야에서 방송사 통신사 등 민간업체와 정책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 막힘없이 소통하게 하는 역할을 맡고 싶습니다.”

21일 창립하는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김인규(58) 회장은 18일 기자와 만나 “방송사나 통신사 등 업계의 고충을 얘기하면 로비로 비치고, 정부기관이 방향을 제시하면 간섭이라는 말을 듣기 십상인 만큼 민간기구인 협회가 양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협회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 IPTV 사업권을 따낸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통신사,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업체 등 200여 개사가 참여했다.

그는 KBS 기자 출신으로 KBS 정치부장 보도국장 뉴미디어본부장을 거쳤고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방송발전전략실장으로 일했다.

그는 “협회가 다음 달 서비스를 시작할 IPTV와 관련된 일을 먼저 다루겠지만 차후엔 디지털위성방송이나 DMB 등 뉴미디어 분야도 아우를 것”이라며 “우선 지상파 방송을 IPTV에 실시간으로 내보내는 재전송과 관련해 방송사와 통신사 간의 재전송료 협상을 이달 안에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전송료를 둘러싼 방송사와 IPTV 서비스 업체 사이의 간극은 아직 넓지만 곧 타결될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미디어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화로 인해 채널과 네트워크가 무한대나 다름없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채널 규제는 풀고 콘텐츠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송통신의 콘텐츠 감독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기능과 조직을 대폭 확대해 ‘방송통신계의 감사원’ 수준의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때 유력한 KBS 사장 후보로 꼽힌 그는 대선 후보 캠프에 참여한 것 때문에 ‘낙하산 논란’에 휘말리며 공모 마감 직전 응모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30년간 일해 온 곳으로 돌아가는 걸 낙하산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대선 참여라는 한 가지 기준만으로 한 인물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 단순하고 가혹하다”고 말했다.

과거 정권들의 영향으로 현재의 방송계가 지나치게 이념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이념 문제를 중시하지 않는데 방송이 이념적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불필요한 낭비”라며 “국민이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파악해 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KBS 사장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요즘 KBS와 연을 끊었고 당분간 협회 일에 전념할 계획”이라며 “공영방송 KBS가 신뢰를 얻기 위해선 현재 경영진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소신껏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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