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세상이 나를 괴물로 만들어”

  • 입력 2008년 10월 20일 15시 03분


남편인 안재환의 사망에 망연자실한 정선희. 동아일보 자료사진
남편인 안재환의 사망에 망연자실한 정선희. 동아일보 자료사진
정선희 씨는 "사채와 관련해 말을 바꾼 적이 없다"면서 "세상이 나를 자꾸만 괴물로 만들고 있다"고 괴로운 심경을 다시 토로했다.

20일 시사주간지 '시사IN' 최근호(제58호)에 따르면 정 씨는 남편인 고 안재환 씨의 사채와 관련한 자신의 이전 발언이 "모두 경찰서에 가서 진술했던 내용"이라면서 "내가 피해자인데 해명을 해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고 토로했다.

정 씨는 앞서 지난 10일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에게 사채가 있다는 것을 9월 처음 들었다. 남편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사채업자가 나타나 가족과 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면서 "어떤 사채업자는 건달이 남편을 데리고 있다고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씨의 '수양엄마'라고 주장하는 채권자 원 씨가 '정선희와 안재환을 만나기 위해 안재환이 납치됐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남편을 데리고 있다고 하는 말을 아내에게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이라니… 내게 그보다 무서운 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씨가 나를 예뻐했다고 하는데 나는 원씨가 누군지도 모른다”며 “ 전화 통화 한번 한 적 없다. 남편을 데리고 있다고 한 무서운 사채업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돈을 받아내려고 자꾸 말을 만드는 사채업자 이야기를 왜 언론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씨는 안 씨의 실종신고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신고하고 싶었다. '형사가 나서야 할 범죄 아니냐. 신고하겠다'고 했더니 남편 지인들이 말렸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의 선배 김 모씨가 '요즈음 세상에 연예인을 납치하는게 말이 안 되니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면서 "남편이 무너지면 나도 무너진다. 둘 중 하나는 벌어야 이 문제를 수습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괴로웠지만 숨기며 방송에 나갔다"고 말했다.

정 씨가 언급한 '남편의 선배' 김 모씨는 최근 고리사채와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최근 안 씨의 유가족들이 정 씨 자신도 안 씨와 함께 납치됐다가 5억원을 주고 먼저 풀려났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검찰의 재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낸 것과 관련해 "남편이 실종됐을 때 나는 하루에 생방송 두 개를 하고 녹화방송이 두세 개씩 잡혀 있었다"며 "내가 납치되면 세상이 다 안다. 어떻게 납치가 가능한가"라고 되물었다.

정씨는 “시댁 분들이 사채업자와 똑같은 주장과 단어를 되풀이 한다”며 “자식을 보낸 아픔이 있는 시댁 분들, 선의로 돈을 빌려준 사람들도 모두 피해자일 수 있지만 없는 말을 만들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며 항변했다. 정 씨는 이어“나를 희생양으로 삼길 바라는 것 같다”며 “가슴에 피멍이 들어도 입 다물고 싶다”고 토로했다.

정 씨는 “세상이 나를 자꾸만 괴물로 만들고 있다”며 “내가 쌓아놓은 그 모든 것을 물거품이 아니라 마이너스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또 "남편이 웃는 모습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이미 하늘나라로 간 사람 아니냐"면서 "그런데 두 번, 세 번 짓밟고 죽이고 이것도 모자라 해부를 하려 든다. 산 사람도 숨을 못 쉬게 생매장을 한다"고 했다.

한편 최근 안 씨의 유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인물이 등장했다.

스포츠한국은 최근 안 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A씨가 "안재환이 직접 쓴 유서와 이번 사건과 관련된 동영상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지난 17일 안 씨의 유가족과 직접 만나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털어 놓았고, 안 씨의 유가족은 "무슨 대화가 오가고 어떤 자료를 받았는지 아직 밝힐 수 없다. 조만간 변호사를 통해 모든 내용을 알리겠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인터넷뉴스팀·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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