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올드보이’·‘사생결단’ 부산 곳곳엔 영화의 향기가…

  • 입력 2008년 10월 7일 08시 00분


부산은 이제 ‘영화의 도시’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이곳에는 10월을 뜨겁게 달구는 영화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산은 항구도시라는 특성, 해수욕장, 고층빌딩, 옛 정취가 남아있는 좁은 골목 등 영화 촬영의 요건을 두루 갖춘 도시입니다. 그리고 부산영상위원회와 광역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도시 전체가 상황에 따라 마치 거대한 세트장처럼 변합니다.

‘사생결단’, ‘친구’, ‘사랑’, ‘마이 뉴 파트너’ 등의 작품은 거의 모든 장면이 부산에서 촬영된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엽기적인 그녀’도 부산에서 촬영이 진행됐다는 사실을 아는 관객은 많지 않습니다.

○ ‘친절한 금자씨’-주례여고 골목길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는 복수를 위한 금자의 은신처를 주례여고 앞 가파른 골목길에 마련했습니다. 고불고불한 골목길은 다른 도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옛 정취가 남아있습니다. 눈이 하얗게 쌓인 골목길, 금자씨는 호주에서 온 딸을 꼭 안고 복수를 끝냈습니다. 촬영기간 동네 주민들은 조명과 소음에 고생했지만 한 번도 불만을 터트린 적이 없다고 합니다.

○ ‘사생결단’-대결의 장소 감천항

마약상과 마약전담 형사. 마약을 팔기 위해, 더 큰 거물을 잡기위해 결탁했던 그들은 부산 감천항에서 마지막 사생결단을 벌입니다. 느와르 영화 촬영지로는 안성맞춤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만큼 완벽한 장소 감천항.

파도에 흔들리는 녹이 슨 화물선과 길게 펼쳐진 이곳은 그 자체만으로 훌륭한 배경이 됩니다. 세관이 철저하게 관리하는 통제구역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돼있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항구 양쪽 방파제는 자유롭게 드나 들 수 있습니다. 영화를 추억하며 항구도시 부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거룩한 계보’-해운대 미포

미포는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행사가 주로 열리는 해운대에 있습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첫길 건널목은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 장소로 유명합니다. 영화제를 찾은 해외 관광객들과 국내 팬들도 기념촬영을 많이 하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 ‘거룩한 계보’의 예고편은 이국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주변 상가 간판을 모두 영문으로 바꿔 영화보다 더 재미있고 폼 나는 예고편을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부산|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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