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럭’ 유해진 “날 보면 웃어…내가 나쁜놈은 아닌개벼”

  • 입력 2008년 9월 24일 07시 48분


명품 조연서 명품 주연으로…

“네! 안녕하세요!?”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 야외 테이블.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힐끔거린다.

“유해진이다!”라며 아는 체 하는 행인들의 관심을 그는 웃음으로 받아낸다. 바로 눈앞에서 배우와 눈이 마주친 사람들은 슬며시 눈길을 피하려다 그의 인사에 웃음으로 화답한다.

배우 유해진은 “날 보며 사람들이 웃는 게 참 좋다”면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 만큼 나쁘게 보지 않는다는 거니까. 내가 딱딱하고 재미없는 사람이 아닌가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반짝 스타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대한 좋음이 있다”면서 유해진은 자신만의 행복감을 즐기는 듯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로 밥을 벌어먹고 사는 것만으로도 좋다. 게다가 사람들이 날 보고 웃을 수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 아닌가.”

그런 그가 잠시 행복한 표정을 접어놓았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트럭’(감독 권형진 · 제작 싸이더스FNH)은 유해진이 선택한 두 번째 스릴러 영화이면서 ‘왕의 남자’ 이후 또 다른 정극이다.

여러 편의 코미디에서 코믹한 캐릭터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뒤로 갈수록 그 결말이 너무 궁금했다”는 데서 출발했다.

심장병을 앓는 딸을 살리기 위해 어이없게도 하루 안에 살해된 시체를 운반해 처리하는 위험에 빠져든 트럭 운전기사. ‘트럭’에서 유해진은 트럭을 몰며 연쇄살인범과 맞닥뜨리며 극한의 위기 속으로 점점 빨려들어간다.

“그런 상황에 빠진 사람이 어떻게 거기서 버텨내고 빠져나올 것인가 하는 게 궁금했다.”

- 트럭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정해진 시간을 ‘버텨내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쉽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려운 걸 해내는 재미가 있었다. 긴장감도 컸다.”

- 스릴러라는 장르는 어떤가.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선택했다. 아직 배우라고 불리기 민망하다. 뒷일 걱정하지 않고 두려움도 없지만.”

- 배우로 요즘 누리는 이름값이 부담스러운가.

“그럴 때가 있다. 나대로 한계에 부딪히곤 하는데 배우는 (관객에게)쑥쑥 풀리는 걸로 보이기 위해 만들어야 한다. 고민이 깊을 때가 있다. 하지만 또 그런 게 없다면 재미없지 않나.”

- 이미지를 바꾸려고 한 적도 있나.

“뭔가 바꾸려고 해도 맘대로 되는 건 아니지 않나. 그저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하려고만 할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중요한 나이대가 되어가고 있기도 하다. 그건 내가 책임져야 할 게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 중요한 나이?

“40대를 향해 가고 있다. 젊음은 20, 30대이다. 이제는 그 뒤다. 조금 더 성숙해져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배우는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는데 평소 운동을 하다가도 조금 피곤할 때가 있다.”(웃음)

유해진은 그 특유의 친근한 얼굴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극구 자신의 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영화 얘기만 하자”며 역시 인상 좋은 웃음으로 슬쩍 벗어났다. 그러면서 유해진은 “내가 소위 말하는 ‘다마급’(톱스타급의 연예인을 일컫는 연예가 은어)이 아니잖느냐”고 반문했다.

- 웬걸, 이미 ‘다마급’인 지 오래다.

“왜 이러나. 아니다. 배우는 그저 연기를 하고 났더니 너무 좋았다 하는 작품을 꿈꾸며 사는 사람들일 뿐이다.”

유해진은 요즘 한창 라디오에 빠져 있다. “TV는 잘 보지 않는다”는 그는 “낮은 듯 편안하다”면서 “어디 (헤어 혹은 메이크업)숍에 가지 않고도 게스트로 나갈 수 있지 않느냐”며 다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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