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대서 고대 인도어 새긴 기와 발굴

  • 입력 2008년 6월 3일 02시 54분


▽MBC ‘특별 다큐멘터리-고려왕궁 만월대’(밤 12시 35분)=고려 태조 왕건이 건립한 고려 왕궁 만월대는 그동안 역사 연구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남북한 연구자 39명이 2007년 5월부터 넉 달간 분단 이후 처음으로 만월대를 공동 발굴했다.

발굴 과정에서 왕궁터에서 한반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되는 지름 4cm 정도의 구멍이 뚫린 길이 65cm의 원통형 청자가 발견됐다. 술병도 아니고 화분도 아닌 특이한 모양을 가진 이 청자를 놓고 왕실 전용 청자 죽부인에서 청자 똥장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고려사에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5명의 선대왕들을 섬기던 경령전, 언덕을 활용한 고려의 건축술, 왕궁 전체에 거미줄처럼 이어진 돌로 쌓은 배수로와 석축 등 고려 왕궁의 장대한 모습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했다. 고려 왕궁은 평지가 아니라 송악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어 물이 잘 흘러가도록 배수로가 발달했다는 분석이다.

산스크리트어(고대 인도어)가 새겨진 기와는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발굴됐다. 그 밖에 청자로 기와를 만들어 지붕을 얹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기와 조각이 수없이 발견됐으며 왕궁의 보도블록 역할을 한 전돌 위에 새겨진 고누놀이판, 용머리 형태를 한 조각상의 파편 등 다양한 유물을 출토됐다. 이 프로그램은 개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심사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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