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선택, 이번에도 ‘휴머니즘’

  • 입력 2008년 5월 27일 02시 58분


제61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환호하는 ‘더 클래스’의 로랑 캉테 감독. 그는 “영화를 통해 다양하고 복합적인 사회적 긴장관계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칸=AFP 연합뉴스
제61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환호하는 ‘더 클래스’의 로랑 캉테 감독. 그는 “영화를 통해 다양하고 복합적인 사회적 긴장관계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칸=AFP 연합뉴스
황금종려상 佛로랑 캉테 감독의 ‘더 클래스’

이민자 마을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상 담아

제61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프랑스 영화 ‘더 클래스’에 돌아갔다.

칸 영화제가 자국의 영화에 황금종려상을 수여한 것은 1987년 모리스 피알라 감독의 ‘사탄의 태양 아래’ 이후 21년 만.

영화제 심사위원장인 미국 배우 숀 펜은 25일(현지 시간)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이 놀라운 작품을 최고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며 “거대한 마케팅 상품이 상을 받는 아카데미와 정반대의 길을 가려 했다”고 밝혔다.

이 영화를 연출한 로랑 캉테(46) 감독은 이민자 마을의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들에게 벌어지는 일을 영상에 담았다. 프랑스 사회를 축소해 놓은 듯한 교실 생활을 솔직하게 표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소설가 프랑수아 베고도의 자전적 소설을 모티브로 삼았으며 베고도는 배우로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캉테 감독은 이날 “불평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세상을 들여다보려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출품작 ‘익스체인지’에 대한 반응이 좋아 황금종려상 수상 기대가 높았던 미국의 클린트 이스트우드(78)는 프랑스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65)와 함께 평생공로상을 받는 데 그쳤다.

남우주연상은 쿠바의 혁명영웅 체 게바라의 일생을 그린 미국 영화 ‘체’의 베니치오 델 토로, 여우주연상은 브라질 영화 ‘리나 데 파세’의 산드라 코르벨로니에게 돌아갔다. 델 토로는 4시간 28분짜리 대작에서 시종 보여준 힘 있는 연기 덕분에 일찌감치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익스체인지’에서의 열연이 돋보였던 앤젤리나 졸리가 여우주연상을 받지 못한 것은 이변으로 꼽혔다.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의 수상이 기대됐던 황금카메라상은 영국 스티브 매퀸 감독의 ‘헝거(Hunger)’가 차지했다.

칸=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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