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조있고 공정한 방송… 그 열정 생생한데…”

  • 입력 2008년 4월 26일 02시 58분


‘동아방송을 생각하는 모임’이 25일 서울 한양대 동문회관에서 동아방송 개국 45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안평선 한국방송인회 상임부회장, 심재훈 전 동아방송 차장대우, 이윤하 전 동아일보 국장대리, 김인호 전 동아일보 광고국장, 신우식 전 대한언론인회 회장, 최창봉 한국방송인회 이사장, 조동화 월간 ‘춤’ 발행인. 홍진환  기자
‘동아방송을 생각하는 모임’이 25일 서울 한양대 동문회관에서 동아방송 개국 45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안평선 한국방송인회 상임부회장, 심재훈 전 동아방송 차장대우, 이윤하 전 동아일보 국장대리, 김인호 전 동아일보 광고국장, 신우식 전 대한언론인회 회장, 최창봉 한국방송인회 이사장, 조동화 월간 ‘춤’ 발행인. 홍진환 기자
동아방송 개국 45주년…당시 제작진 한자리에

“동아방송이여! 영원하라!”

동아방송 개국 멤버(아나운서)였던 김인권(73) 씨의 선창에 따라 30여 명의 옛 동아방송 직원들이 잔을 머리 위로 높이 들어 올렸다.

동아방송 출신들의 모임인 ‘동아방송을 생각하는 모임’(회장 안평선)이 25일 낮 12시 서울 한양대 동문회관에서 동아방송 개국 45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동아방송은 1963년 4월 25일 개국한 뒤 1980년 11월 신군부의 강제 언론 통폐합 조치로 KBS에 흡수됐다. 정부의 잘못을 만담 형식으로 비판한 시사프로그램 ‘앵무새’, 한국 근대사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드라마 ‘여명 80년’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었다.

개국 당시 차장이었던 최창봉(83) 한국방송인회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동아방송은 정권의 난폭한 조치에 의해 없어질 때까지 불편부당(不偏不黨)의 공정보도 원칙을 생명처럼 지켜냈다”며 “17년여 동안 한국 사회에 방송저널리즘을 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압도적인 청취율을 내면서도 요즘 방송과 달리 선정적인 내용은 내보내지 않았으며 방송의 격조와 품위를 지키면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넘치는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해 냈다”며 “해마다 개편 때면 다른 방송사들이 동아방송 프로그램을 모방하기 바빴다”고 회고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작과장이었던 조동화(86) 월간 ‘춤’ 발행인, 편성과장을 지낸 이윤하(76) 씨를 비롯해 최동욱(72) 라디오서울코리아 대표, 안평선(71) 한국방송인회 상임부회장 등 개국 멤버가 다수 참석했다. 신우식(74) 전 대한언론인회 회장도 초대 손님으로 참석했다.

이윤하 씨는 “얼마 전만 해도 동아방송이 부활하면 무보수로 나가 이 노구(老軀)라도 바쳐서 일하고 싶었다”며 “최근 동아일보사가 방송 인력을 채용하는 등 방송 사업 재개를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것을 보니 반갑다”고 말했다.

김인권 씨는 “요즘도 세종로 사거리를 지날 때면 그곳에서 하루하루 치열한 마음자세로 마이크 앞에 섰던 날들에 대한 기억에 젖는다”며 “옛 동아방송 멤버들은 언제나 깊은 애정을 갖고 동아일보사의 오늘과 미래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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