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출신인 제가 뉴욕 복판에 설줄은…”

  • 입력 2008년 4월 25일 02시 57분


김기덕 감독 MoMA서 회고전

“고맙습니다. 그런데….”

23일 뉴욕 현대미술관(MoMA) 제1극장. 연단에 선 김기덕(사진) 감독이 영화 ‘숨’으로 시작되는 자신의 회고전을 관람하기 위해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 300여 명을 향해 인사말을 하다가 갑자기 말을 잇지 못했다.

2분 정도의 침묵 뒤에 말문을 연 그는 “경상도 시골에서 자란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이어 “제 영화는 모두가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다. 지나치게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지나치게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싫어하면서도 계속 보는 사람이 있고, 보지도 않고 욕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번 회고전을 기획한 한동신 영화 큐레이터는 “뉴욕 현대미술관에서는 이전에도 임권택 감독 등 원로 한국 감독들의 회고전이 열린 적이 있지만 김 감독처럼 젊은 한국 영화감독 회고전이 열리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8일까지 계속되는 회고전에선 김 감독의 작품 14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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