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 “연기? 노래? 잘 하려면 아직 멀었죠”

  • 입력 2007년 8월 12일 12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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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이번엔 단체로 연기에 도전했다. 이들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가 처음 제작한 영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감독 이권)을 통해서다.

충무로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은 ‘화려한 휴가’와 맞붙은 이 영화는 한주 뒤 심형래 감독의 야심작 ‘디 워’와도 경합을 벌인 ‘최악의’ 대진운 탓에 개봉 3주째 조용히 잊혀지는 중. 13명의 멤버 가운데 ‘원해 커플’ 최시원과 동해를 대표로 만나 ‘콩닥거렸던’ 그들의 스크린 도전기를 들어보았다.

연기자로 먼저 이름을 알린 최시원이야 익숙하다 쳐도 첫 작품에서 비중 있는 조연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동해는 스스로가 대견스러울 법도 할 텐데. 겸연쩍은 표정으로 깍듯이 인사하는 그에게 ‘배우 데뷔’를 축하하자 졸림 가득했던 눈망울이 동그랗게 커지며 ‘아휴’라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배우라뇨, 무슨. 진짜 배우들이 들으면 웃으시겠어요.”

두 사람은 한목소리로 “슈퍼주니어는 연기도 노래도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며 “앞으로도 가야할 길이 멀다”고 우렁차게 답하면서 저마다의 머릿속 지도를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었다.

조각같이 반듯한 얼굴과 무표정의 카리스마가 일품인 최시원. 예쁘장한 마스크에 개구진 미소가 사랑스러운 동해. 상반된 겉모습만큼이나 두 사람의 말투는 극명하게 갈린다. 확신에 찬 어투로 똑 부러지게 설명하는 ‘이성적인’ 최시원과 비교해 질문을 받으면 일단 곰곰이 생각에 잠기는 동해는 손동작을 자주 취하며 ‘감성’을 건드린다.

그리고 ‘슈퍼주니어’라는 공통된 울타리에 묶여 있기엔 이들의 어릴 적 꿈 또한 너무 달랐다.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 ‘열여덟 스물아홉’ 등에 출연하며 진정한 연기자가 되길 희망한 최시원과 달리 동해는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춤과 노래에 할애하며 가수의 꿈을 키운 케이스.

하지만 정반대의 미래를 향한 둘의 열정 사이에 차츰 교집합이 생기기 시작했다. 연기자의 목표 밖에 없던 최시원이 노래 연습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가수의 길만 보고 달려온 동해는 남 앞에 서기 창피해 꺼린 연기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최시원은 “솔직히 슈퍼주니어에 합류하기 전에는 연기자의 꿈 밖에 없어 연기에 비중을 더 실었고 전문 연기자로 나가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도 없지 않아 있었다”면서도 “슈퍼주니어나 저나 앞날이 창창하다. 기존 아이돌 그룹들과는 다른 체제에서 출발했고 색다른 시도를 해나간다는 점이 의미 있다”며 자신했다.

이어 “서로 다른 꿈을 지녔다 해도 애초 멤버 개개인의 활동이 많았기 때문에 해체할 걱정은 없다”면서 “저희 멤버는 더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런데 마흔 살, 쉰 살이 되서도 주니어라고 불릴 순 없지 않냐. 그때쯤 되면 후배들이 슈퍼주니어 2기를 결성할 것 같다”며 흐뭇하게 웃음 지었다.

동해 역시 “학창시절을 포기하며 가수 트레이닝에 전념했던 제가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의 재미를 알게 돼 연기수업에 들어가도 의기소침하지 않고 당당해졌다”며 “연기건 노래건 어떤 분야에서 발전하고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려 슈퍼주니어의 멤버가 아닌 동해라는 제 이름을 각인시키고 싶다”며 부푼 각오를 다졌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캐스팅 소식이 발표된 후 ‘거침없이’ 영화에 쏟아진 비난의 목소리와 주위의 편견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물론 저희가 출연했으니 팬들을 배재할 순 없겠죠. 그러나 시나리오가 먼저 나와 있었고 읽고 나니 정말 흥미로웠어요. 보시면 알겠지만 단지 저희 때문에 급조한 영화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겁니다.”(최시원)

“음, 시나리오와 감독님은 그대로 놓고 저희 대신 다른 배우들이 출연했어도 반응이 지금 같았을까요? 전 아니라고 봐요. 아이돌 영화라며 안 좋게 보시는 건 단순히 저희가 출연했기 때문 아닌가요.” (동해)

“멤버들끼리 모여 함께 작업했다는 사실에 의의를 둔다”는 두 사람은 “영화를 보고 난 뒤의 냉정한 평가라면 달갑게 받겠지만 영화를 보지도 않고서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 속상했다”며 그간의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하이틴 스타의 경우 ‘무조건’ 열광하는 ‘지지자’들과 이에 ‘무관심’한 ‘기권자’들로 호불호가 확실히 나뉜다. 분명한건 현재의 슈퍼주니어가 100% 완벽하진 않아도 그들은 아직 젊고 ‘모자란’ 부분은 부딪치고 깨지면서 다듬을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한 스스로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는 ‘인간적인’ 슈퍼주니어는 ‘바람직한’ 성장통을 겪으며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밑거름을 ‘알차게’ 다지고 있었다. ‘말 많았던’ 이들의 첫 영화가 극장 안에서 유독 ‘청량하게’ 다가온 까닭도 여기에 있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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